석 달 전 경력직으로 합류한 한과장은 회의 때마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 문제는 말의 시작이 늘 같았다는 점이다. “전 회사에서는 이렇게 했는데요.” 처음에는 팀원들도 새로운 시각이라며 귀를 기울였지만, 회의가 거듭될수록 표정이 굳어갔다. 몇몇은 회의가 끝난 뒤 박팀장에게 우리 방식이 그렇게 틀린 거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박팀장은 한과장의 경험이 팀에 도움이 된다고 믿었다. 괜히 말투를 지적했다가 의욕을 꺾을까 걱정했고, 팀원들에게는 새 사람이 적응하는 과정이니 조금 기다려 주자고만 했다. 한과장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회의를 이어갔다.
한 달쯤 지나자 회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과장이 제안을 꺼내면 팀원들은 내용을 따져보기 전에 우리 사정은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그중에는 박팀장이 보기에도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아이디어가 있었다. 한과장 역시 점점 말을 아끼기 시작했다. 박팀장은 제안의 내용이 아니라 전달 방식이 벽을 만들고 있었고, 그 사이에서 아무 역할도 하지 않은 자신이 거리를 키웠다는 것을 깨달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