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결과 통보 면담에서 박팀장은 김대리에게 ‘보통’ 등급을 전했다. 올해 김대리는 맡은 일을 무난히 해냈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부족했다. 결과를 담담히 듣던 김대리는 잠시 뒤 조용히 물었다. 팀에서 누가 저보다 높게 받았는지 알 수 있느냐는 질문이었다.
박팀장은 순간 당황했다. 다른 사람의 평가는 알려줄 수 없다는 원칙을 떠올리면서도, 그냥 거절하면 감추는 것이 있는 사람처럼 보일까 걱정됐다. 결국 그는 이름은 말할 수 없지만 올해 큰 프로젝트를 맡았던 사람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에둘러 답했다. 김대리는 더 묻지 않고 알겠다고 말했다.
며칠 뒤 박팀장은 팀 안에 묘한 기류가 흐르는 것을 느꼈다. 김대리가 그 답을 근거로 누가 높은 등급을 받았는지 짐작했고, 몇몇 팀원 사이에 서로를 의식하는 분위기가 생겨 있었다. 박팀장은 그제야 김대리의 질문이 정말 이름을 알고 싶어서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이 왜 이 등급인지 납득하지 못한 마음이 비교라는 형태로 나왔던 것인데, 박팀장은 그 마음 대신 질문의 표면에만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