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담이 끝나갈 무렵 정사원이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지난주 보고 회의에서 김대리가 발표한 고객 이벤트 개선안이 사실 자신이 먼저 낸 아이디어였다는 것이다. 정사원은 김대리와 둘이 이야기하며 초안을 만들었는데, 보고 자리에서는 자기 이름이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말하는 내내 정사원의 목소리는 떨렸다.
박팀장은 당황했다. 그 개선안 덕분에 김대리를 따로 칭찬까지 했기 때문이다. 박팀장은 서로 의견을 나누다 보면 누구 아이디어인지 애매해질 수 있다고 정사원을 달랬고, 이번에는 팀 성과로 생각하자고 말했다. 갈등을 키우지 않으려는 마음이었다. 정사원은 네라고 짧게 답하고 자리를 떴다.
그 뒤 정사원은 회의에서 아이디어를 내지 않았다. 김대리와 함께하는 일에서는 꼭 필요한 말만 했다. 박팀장은 뒤늦게 자신의 말이 정사원에게 어떻게 들렸을지 생각했다. 정사원이 원한 것은 김대리를 벌주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기여가 보였으면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박팀장은 사실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그 마음을 덮어 버렸고, 팀은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을 잃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