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에서 보호자가 알고 싶은 것은 검사 한 번의 가격만이 아니다. 지금 권유받은 검사가 왜 필요한지, 다른 선택은 있는지, 치료가 끝날 때까지 얼마를 준비해야 하는지가 함께 설명돼야 비용을 판단할 수 있다. 진료실에 가격표가 있어도 이 연결이 보이지 않으면 보호자는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부르는 게 값’이라는 불신을 가격표의 유무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렇다고 한국에 동물 진료비와 관련한 기준이나 제도가 전혀 없다는 설명은 사실과 다르다. 주요 진료비 게시 의무와 정부의 조사·공개 제도가 있고, 수술 등 중대진료의 예상 비용을 알리는 규정도 마련돼 있다. 문제는 이런 장치가 모든 질환에 적용되는 전국 단일 수가표나 개별 치료의 적정성을 보증하는 기준은 아니라는 점이다. 공개된 가격을 내 반려동물의 상태와 실제 청구서에 연결하는 과정에 여전히 설명이 필요하다.
평균 가격은 보이지만, 적정 총액은 남는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25년 12월 22일 발표한 전국 동물병원 진료비 현황조사는 농장동물 진료 전문병원 등을 제외한 3,950개소를 대상으로 했다. 조사·공개 항목은 전년 11종에서 20종으로 확대됐다. 이 조사에서 5㎏ 기준 초진 진찰료는 평균 9,873원, 중간값 1만원이며 최저 1,000원, 최고 6만1,000원이었다. 가격의 폭은 크지만, 양 끝의 숫자만으로 동일한 진료가 어느 병원에서는 과다 청구됐다고 확정할 수는 없다.
같은 자료의 5㎏ 기준 방사선촬영비는 평균 4만1,026원, 중간값 4만원이며, CT촬영비는 평균 53만9,411원, 중간값 55만원이다. 이는 게시 진료비 조사에서 산출한 항목별 통계로, 특정 질환을 치료한 보호자들의 최종 결제액 평균이 아니다. 또한 2025년 조사 결과이므로 2026년 현재의 모든 병원 가격을 그대로 나타내는 수치도 아니다. 비교할 때에는 시점과 항목, 체중 구분을 맞춰야 한다.
평균보다 비싸다는 사실과 부당하다는 판단 사이에는 확인할 내용이 많다. 검사 범위와 촬영 횟수, 판독의 범위, 진정이나 마취, 전후 관리의 포함 여부가 다르면 보호자가 접하는 총액도 달라질 수 있다. 조사표의 항목명이 같더라도 개별 견적서에서 무엇을 포함했는지 별도로 설명받아야 하는 이유다. 반대로 이런 차이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장비나 전문성만을 내세운다고 높은 비용의 타당성이 자동으로 입증되는 것도 아니다.

![반려동물의 상태를 살피는 진료 현장에서는 치료의 필요성과 예상 비용에 대한 설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사진 = KBR 자료사진]](/_next/image?url=https%3A%2F%2Fepzvqcvbpcduaglyoici.supabase.co%2Fstorage%2Fv1%2Fobject%2Fpublic%2Fnews-images%2Fautomation%2F3ebff1fb-6057-4649-adf0-584287ad4f89%2F0d8c3f98-116b-4a26-bb74-4d31fe65d83d-hero_vet.jpg&w=1200&q=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