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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특별법 시행령 8월 11일 발효…반도체클러스터 비수도권 우선 지정, 특별회계 2036년까지 운용

반도체특별법과 시행령이 8월 11일부터 본격 시행되며, 법 제정(2월 10일) 약 여섯 달 만에 국가 지원체계가 실제로 가동되기 시작했다.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가 클러스터 지정과 기본계획 심의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 신설됐다. 클러스터 기반시설 비용은 총사업비의 50~100%를 국가·지자체가 지원하며, 이중화·공급망 안정 시설은 전액 지원되고 지정은 비수도권 우선 원칙이 명문화됐다. 2036년까지 운영되는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회계로 중장기 재정 통로가 확보됐고, 인력양성기관 지정을 통한 지역 전문인력 취업연계·재교육도 병행된다. 다만 노동계 반발로 주 52시간 근로시간 예외 조항은 최종 제외됐으며, 7월 반도체 수출이 410억 달러(전체 수출의 40.3%)를 기록한 호황기에 시행돼 향후 집행 속도와 재원 확보가 관전 포인트로 남았다.

류현진 선임기자입력 2026년 8월 12일수정 2026년 8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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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웨이퍼를 살펴보는 클린룸 작업 현장. 8월 11일 반도체특별법 시행으로 클러스터 기반시설 지원 등 국가 차원의 반도체 산업 지원체계가 본격 가동됐다.[사진 = KBR 자료사진]
반도체 웨이퍼를 살펴보는 클린룸 작업 현장. 8월 11일 반도체특별법 시행으로 클러스터 기반시설 지원 등 국가 차원의 반도체 산업 지원체계가 본격 가동됐다.[사진 = KBR 자료사진]

반도체특별법과 시행령이 8월 11일부터 본격 시행되며, 법 제정(2월 10일) 약 여섯 달 만에 국가 지원체계가 실제로 가동되기 시작했다.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가 클러스터 지정과 기본계획 심의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 신설됐다. 클러스터 기반시설 비용은 총사업비의 50~100%를 국가·지자체가 지원하며, 이중화·공급망 안정 시설은 전액 지원되고 지정은 비수도권 우선 원칙이 명문화됐다. 2036년까지 운영되는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회계로 중장기 재정 통로가 확보됐고, 인력양성기관 지정을 통한 지역 전문인력 취업연계·재교육도 병행된다. 다만 노동계 반발로 주 52시간 근로시간 예외 조항은 최종 제외됐으며, 7월 반도체 수출이 410억 달러(전체 수출의 40.3%)를 기록한 호황기에 시행돼 향후 집행 속도와 재원 확보가 관전 포인트로 남았다.

반도체특별법 11일 본격 시행…클러스터 기반시설 최대 100% 국가 지원 시대 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특별회계로 국가 지원체계 가동…비수도권 우선 지정 명문화, 주 52시간 특례는 제외


반도체 산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종합 지원체계를 담은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반도체특별법)과 같은 법 시행령이 8월 11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지난 2월 10일 법률이 제정·공포된 지 약 여섯 달 만이다. 이로써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과 기반시설 비용의 국가 지원, 전문인력 양성, 전용 특별회계 운용에 이르는 지원 수단이 법적 근거 위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반도체특별법 시행령 제정안을 의결했고, 시행령은 모법과 함께 11일부터 효력을 갖게 됐다. 시행령은 법률이 위임한 사항을 구체화한 것으로,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반도체클러스터 지정 절차와 지원 내용, 인력양성 지원,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회계의 운용과 관리 등 네 가지 축의 세부 규정을 담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시행령 의결과 관련해 "반도체산업의 국가적 지원체계를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법률에 따른 주요 정책 과제들을 조속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반도체가 수출의 약 40퍼센트를 책임지는 상황에서 시행된 이번 법제는, 수출 중심 산업 구조를 가진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입법에서 시행까지 여덟 달…지원체계 완성의 경과

반도체특별법은 미국의 반도체지원법과 유럽연합의 반도체법 등 주요국이 대규모 보조금과 세제 혜택으로 자국 반도체 산업을 끌어당기는 흐름에 대응해, 우리 정부도 직접적인 재정 지원을 수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여야 의원들이 각각 발의한 법안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심사가 진행됐고, 지난해 12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뒤 올해 1월 말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이어 2월 10일 공포됐으며, 이번에 시행령 제정이 마무리되면서 8월 11일 시행이라는 일정이 완성됐다.

법률의 뼈대는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대통령 소속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설치다. 둘째, 반도체 클러스터의 지정과 기반시설 조성·지원이다. 셋째, 전력과 용수, 도로망 등 산업기반의 확충이다. 넷째,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와 인허가 지원 등 행정 절차의 간소화다. 다섯째, 2036년 12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회계의 설치다. 아울러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 대해 별도의 지원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하는 조항도 담겼다.

이 가운데 특별회계 조항은 법조계에서 이번 법제의 핵심으로 꼽는 대목이다. 매년 예산 심의 과정의 불확실성에 노출되는 일반 예산 사업과 달리, 전용 회계를 통해 반도체 지원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통로가 생겼기 때문이다. 산업계 입장에서는 다년간에 걸친 대규모 설비투자 계획을 세울 때 정부 지원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가 있다.


대통령이 직접 이끄는 특별위원회…범국가 컨트롤타워

시행령이 가장 먼저 구체화한 것은 컨트롤타워다.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는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아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기본계획과 실행계획을 비롯한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기구로, 시행령은 위원 구성과 운영에 관한 사항을 규정했다. 산업통상부는 이를 통해 핵심 정책 과제를 체계적으로 이행하고 범국가적인 정책 추진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 구조는 부처 간 칸막이를 넘어서는 조정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는 산업 정책뿐 아니라 전력 수급, 용수 확보, 도로·철도 등 교통망, 교육·인력 정책이 얽혀 있어 단일 부처가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별위원회가 기본계획 수립부터 클러스터 지정 심의까지 관장하게 되면서, 개별 부처 단위로 분산돼 있던 의사결정이 하나의 심의 축으로 모이게 됐다.

시행령은 이와 함께 기본계획과 실행계획의 수립 절차, 반도체산업 통계의 작성 범위, 업무 위탁에 관한 사항도 규정해 정책 수립의 실무 기반을 갖췄다. 산업 통계의 체계적 작성이 제도화되면 정책 효과의 사후 검증과 지원 대상 선정의 정밀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중요한 인프라 조항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클러스터 지정 절차 확정…"비수도권 우선 고려" 명문화

기업들이 가장 주목하는 대목은 반도체클러스터의 지정 절차와 지원 내용이다. 시행령에 따르면 클러스터 지정을 신청할 때는 기본목표와 발전방향, 명칭·위치와 면적, 해당 지역의 반도체산업과 기반시설 현황, 인력양성과 연구기반 구축에 관한 사항 등을 포함한 조성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지정은 산업통상부 장관이 신청을 받거나 직권으로 추진하며, 특별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설계됐다.

특히 시행령은 클러스터 지정 시 수도권 외 지역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명문화했다. 지역의 산업 여건과 특성을 반영한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하고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수도권 집중이 뚜렷한 반도체 산업의 입지 지형에서, 비수도권 우선 원칙이 실제 지정 결과로 어떻게 이어질지는 향후 특별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지정 가능 대상도 넓게 설계됐다. 법률상 산업단지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가 당연 지정 대상이며, 법조계 분석에 따르면 시행령은 경제자유구역,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연구개발특구, 기회발전특구를 지정 가능 대상에 추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지원 대상 기업의 범위도 넓어져, 수도권 사업장이라 하더라도 법상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됐다는 해석이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클러스터 지정의 우선순위는 비수도권에 두되, 지원 제도 자체의 문호는 넓게 열어 둔 이원적 구조인 셈이다.


기반시설 비용 절반에서 전액까지…이중화·공급망 시설은 100%

이번 시행령에서 가장 구체적인 숫자가 담긴 조항은 기반시설 지원이다. 클러스터에 필요한 산업기반시설의 조성·운영 비용은 총사업비의 50퍼센트 이상 100퍼센트 이하 범위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할 수 있도록 했다. 최소 절반은 공공이 책임진다는 하한선을 두고, 사안에 따라 전액 지원까지 가능하도록 상한을 열어 둔 구조다.

나아가 이중화시설과 공급망 안정·산업 안전에 기여하는 시설에 대해서는 비용의 전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별도로 규정했다. 반도체 공정은 전력이나 용수 공급이 잠시라도 끊기면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는 특성이 있어, 예비 공급 경로를 확보하는 이중화 투자가 필수적이지만 그만큼 기업의 부담도 컸다. 산업통상부는 이번 조치로 기업의 기반시설 구축 부담을 완화하고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인프라를 보다 안정적으로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반시설 지원 조항은 현재 논의 중인 대규모 클러스터 구상들과 맞물려 실질적인 의미를 갖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비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 구상과 관련해 대규모 전력 공급과 공업용수 확보 방안이 쟁점으로 다뤄지고 있으며, 일부 지역 투자 구상에 대해서는 규모의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재원 부담 주체와 지원 비율의 결정이 개별 사업의 성패를 가를 변수로 떠오른 만큼, 시행령이 제시한 50퍼센트에서 100퍼센트라는 범위 안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 간 비용 분담이 어떻게 설계되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인력양성과 특별회계…재정지원 제도화의 의미

인력 분야에서 시행령은 비수도권 반도체 기업과 지역 전문인력의 취업 연계, 그리고 재교육 지원을 우선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클러스터를 비수도권에 우선 지정하더라도 정작 일할 사람이 수도권에 몰려 있으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조항으로 풀이된다. 또한 반도체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의 지정 기준과 절차를 규정해, 산업 현장의 수요에 부합하는 인력을 체계적으로 길러낼 수 있는 틀을 마련했다.

재정 측면에서는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회계의 설치와 운용에 관한 세부 사항이 규정됐다. 법률은 특별회계를 2036년 12월까지 운영하도록 정하고 있어, 향후 십 년 이상에 걸친 중장기 지원의 재정 통로가 확보된 상태다. 특별회계의 실제 규모와 세입 구조는 매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구체화되겠지만, 회계 자체가 법정화됐다는 점은 정권이나 경기 국면 변화에 따라 지원이 급격히 흔들릴 가능성을 줄이는 장치로 평가된다.

중소기업 정책과의 접점도 있다. 법률은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 대한 지원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형 종합반도체 기업과 소수 대기업 중심으로 흐르기 쉬운 지원 구조에서, 파운드리와 후공정,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중소·중견기업까지 정책 대상에 포괄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실제 지원계획의 내용과 집행 속도는 향후 특별위원회와 관계부처의 후속 작업을 지켜봐야 한다.


주 52시간 특례 빠진 채 출발…남은 쟁점과 엇갈린 시선

이번 법제가 처음 구상 단계에서부터 논쟁 없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입법 심사 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이었던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 근로시간 예외 적용 조항은 최종 법률에서 제외됐다. 노동계의 강한 반발이 이어지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단계에서 해당 조항이 빠진 채 의결됐고, 본회의 통과안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둘러싼 시선은 여전히 엇갈린다. 산업계 일각에서는 첨단 기술 개발 경쟁이 속도전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연구개발 인력의 근로시간 유연화가 빠진 것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있다. 반면 노동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장시간 노동의 제도화가 노동자의 건강권을 위협하고, 근로시간 연장이 기술 경쟁력의 본질적 해법이 될 수 없다는 반론을 유지해 왔다. 근로시간 문제는 이번 특별법과 분리된 별도의 노동 법제 논의로 남게 된 만큼, 관련 논쟁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재정 지원의 우선순위를 둘러싼 논의도 남아 있다. 특정 산업에 대한 대규모 재정 투입이 다른 산업과의 형평성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 그리고 보조금 경쟁이 글로벌 통상 마찰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반대로 반도체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전략자산이 된 현실에서 주요국 수준의 지원 없이는 생산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이번 법제의 성패는 결국 지원의 규모 못지않게 집행의 정밀함과 속도에서 갈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수출 40% 짊어진 반도체…슈퍼사이클 국면과 맞물린 시행

반도체특별법이 시행된 시점은 공교롭게도 반도체 수출이 유례없는 호황 국면을 지나는 때다. 산업통상부가 이달 1일 발표한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7월 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2.8퍼센트 증가한 988억 9000만 달러로, 월간 기준 사상 처음 1000억 달러를 돌파했던 6월의 1022억 5000만 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실적을 기록했다. 해당 월 기준으로는 14개월 연속 역대 최대치 경신이다.

이 흐름을 이끈 것은 단연 반도체다. 7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78.8퍼센트 증가한 410억 1000만 달러로, 두 달 연속 400억 달러를 웃돌았다. 관세청의 7월 1일부터 20일까지 잠정 집계 기준으로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0.3퍼센트에 달했다. 산업통상부의 월별 동향을 합산하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반도체 누적 수출은 2333억 달러 수준으로, 인공지능 서버에 들어가는 고대역폭 메모리와 서버용 디램, 기업용 저장장치의 판매 확대가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7월 무역수지는 303억 2000만 달러 흑자로 두 달 연속 3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호황기에 지원 법제가 가동된다는 점은 양면적이다. 당장의 실적만 보면 지원의 시급성이 낮아 보일 수 있으나, 반도체는 사이클 산업의 전형으로 호황기의 선제 투자가 다음 국면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주요국의 보조금 경쟁과 인공지능발 수요 재편이 겹친 지금이야말로 생산 기반과 인력, 인프라에 대한 장기 투자의 적기라는 것이 이번 법제에 깔린 판단으로 읽힌다. 시행 첫날인 11일 여당의 3대 메가프로젝트 지원 특별위원회가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 경영진이 참석한 현장 간담회를 여는 등, 정치권의 후속 지원 논의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기업 실무 관점의 체크포인트

수출 기업과 반도체 생태계 기업 입장에서 이번 시행이 갖는 실무적 의미는 분명하다. 첫째, 클러스터 지정 신청의 문이 열렸다. 산업단지나 특화단지 안에서 사업장을 운영하거나 입주를 검토 중인 기업이라면, 소재 지역의 지방자치단체가 준비하는 조성계획과 지정 신청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지정 여부에 따라 기반시설 비용 부담과 행정 절차의 속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기반시설 투자 계획의 재검토다. 전력과 용수의 이중화, 공급망 안정과 산업 안전에 기여하는 시설은 비용 전액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할 수 있게 된 만큼, 그동안 비용 부담 때문에 미뤄 왔던 인프라 투자를 지원 제도와 연계해 다시 설계할 여지가 생겼다. 셋째, 인력 전략이다. 비수도권 사업장을 둔 기업은 지역 전문인력 취업 연계와 재교육 지원을 우선 적용받을 수 있어, 채용과 교육훈련 계획을 지역 양성기관 지정 흐름과 맞물려 짜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넷째, 수도권 사업장 기업도 제도 바깥에 있지 않다는 점이다. 클러스터 지정의 우선순위는 비수도권에 있지만, 지원 대상 기업의 범위가 넓게 설계돼 수도권 사업장도 법상 지원의 통로를 활용할 수 있다는 법조계 해석이 나온 만큼, 자사에 적용 가능한 지원 항목을 선제적으로 검토해 둘 필요가 있다. 정부의 기본계획과 실행계획, 특별회계 예산 편성이 구체화되는 하반기 이후가 실질적인 준비의 골든타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망: 속도와 재원, 그리고 지역

제도의 틀은 완성됐지만 성패를 가를 변수는 이제부터다. 첫 번째 변수는 속도다. 특별위원회 구성과 기본계획 수립, 첫 클러스터 지정까지의 일정이 얼마나 신속하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제도의 체감도가 달라진다. 주요 경쟁국이 이미 수년 전부터 보조금 집행에 들어간 상황에서, 제도 정비에 그치지 않고 집행 단계로 빠르게 넘어가는 것이 관건이라는 지적이 많다.

두 번째 변수는 재원이다. 특별회계라는 그릇은 마련됐지만 그 안에 담길 재원의 규모는 매년 예산 과정에서 결정된다. 세수 여건과 재정 건전성 논의, 다른 정책 수요와의 경합 속에서 반도체 지원 예산이 안정적으로 확보될 수 있을지가 시험대에 오른다. 세 번째 변수는 지역이다. 비수도권 우선 원칙이 명문화된 만큼 지역 간 유치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고, 전력·용수 등 인프라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지역 역량과 대규모 투자 구상의 현실성에 대한 검증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분명한 것은 반도체 산업 정책이 개별 사업 단위의 지원에서 법률에 기반한 국가 지원체계로 한 단계 이동했다는 사실이다.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반도체에 기대는 한국 경제에서, 8월 11일 시행된 이 법제가 실제 투자와 고용, 지역 생태계의 변화로 이어질지는 향후 특별위원회의 첫 심의와 클러스터 지정, 특별회계의 첫 예산이 나오는 시점에 일차적으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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