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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커피 소비량, 1인당 연간 416잔… 3.7조원 시장의 2026년 관전 포인트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유로모니터 기준 2024년 416잔으로 세계 평균의 2.7배에 달하며, 국내 커피 제품의 판매액과 수출액을 합산한 커피산업 규모도 2024년 기준 3조7,359억원으로 6년간 연평균 5.2% 성장했다. 2025년 커피 수입액은 원두 가격 급등과 환율 상승으로 사상 첫 2조원을 돌파했고, 국제 원두 가격은 2026년 2월 저점을 찍은 뒤 8월 들어 브라질 공급 차질 우려로 다시 반등하는 등 변동성이 커졌다. 반면 국세청 통계 기준 커피전문점 수는 2025년 1분기 처음으로 감소 전환했고, 가맹점 매출은 늘어도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드는 수익성 악화가 뚜렷하다. 5월 스타벅스 브랜드 논란 이후 주간 결제액이 26.3% 줄어드는 등 매출 타격이 확인됐으며, 비슷한 시기 더벤티·메가MGC커피 등이 가격을 조정했지만 업계는 이를 논란보다는 환율·원두가 등 복합적 원가 요인에 따른 조정으로 설명한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 속에서도 K-커피 수출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2023년부터 이스라엘이 중국을 제치고 최대 수출 시장으로 부상했다.

강지혜 선임기자입력 2026년 8월 13일수정 2026년 8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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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 머신 앞에 선 손끝에서, 하루 한 잔 이상을 마시는 한국인의 '커피 공화국'이 매일 만들어진다.[사진 = KBR 자료사진]
에스프레소 머신 앞에 선 손끝에서, 하루 한 잔 이상을 마시는 한국인의 '커피 공화국'이 매일 만들어진다.[사진 = KBR 자료사진]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유로모니터 기준 2024년 416잔으로 세계 평균의 2.7배에 달하며, 국내 커피 제품의 판매액과 수출액을 합산한 커피산업 규모도 2024년 기준 3조7,359억원으로 6년간 연평균 5.2% 성장했다. 2025년 커피 수입액은 원두 가격 급등과 환율 상승으로 사상 첫 2조원을 돌파했고, 국제 원두 가격은 2026년 2월 저점을 찍은 뒤 8월 들어 브라질 공급 차질 우려로 다시 반등하는 등 변동성이 커졌다. 반면 국세청 통계 기준 커피전문점 수는 2025년 1분기 처음으로 감소 전환했고, 가맹점 매출은 늘어도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드는 수익성 악화가 뚜렷하다. 5월 스타벅스 브랜드 논란 이후 주간 결제액이 26.3% 줄어드는 등 매출 타격이 확인됐으며, 비슷한 시기 더벤티·메가MGC커피 등이 가격을 조정했지만 업계는 이를 논란보다는 환율·원두가 등 복합적 원가 요인에 따른 조정으로 설명한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 속에서도 K-커피 수출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2023년부터 이스라엘이 중국을 제치고 최대 수출 시장으로 부상했다.

한국인 커피 소비량, 1인당 연간 416잔… '커피 공화국'의 현주소와 2026년 시장 변화 세계 평균의 2배 넘는 소비량, 수입액은 사상 첫 2조원 돌파… 카페 수는 통계 집계 이래 첫 감소 전환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통계로 증명된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으로, 당시 전 세계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152잔)의 약 2.7배였다. 2024년에는 416잔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한국인 1명이 약 1.1잔의 커피를 마시는 셈이다. 같은 기준으로 미국의 1인당 연간 소비량이 318잔(2023년)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 주요 커피 소비국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한다.

다만 2026년 현재 한국 커피 시장은 단순한 양적 성장 단계를 지나 구조적 전환기에 진입한 모습이다. 커피 수입액은 원두 가격 급등과 환율 상승이 겹치며 사상 처음으로 원화 기준 2조원을 넘어섰고, 반대로 전국 커피전문점 수는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소비량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어디서, 얼마에, 어떻게 마시느냐'는 소비의 방식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1인당 연간 416잔… 세계 평균의 2.7배

국내 1인당 커피 소비량의 장기 추세를 보면, 현대경제연구원 조사 기준 2018년 20세 이상 성인 1인당 연간 소비량은 353잔이었다. 이후 유로모니터 집계로는 2023년 405잔, 2024년 416잔을 기록했다. 두 수치를 단순 대입하면 2018~2023년 연평균 약 2.8% 늘어난 셈이지만, 조사기관과 모집단 산정 기준이 달라 절대치를 직접 비교하기보다는 전반적인 증가 추세를 보여주는 참고 수치로 해석하는 것이 정확하다. 커피가 국내 음료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압도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음료류 품목별 국내 판매액 통계(2022년)에 따르면 전체 음료 시장에서 커피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30.8%로, 탄산음료(25.5%)를 앞선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음료가 탄산음료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은 커피가 음료 시장의 최대 품목인 이례적인 시장이다.

커피 소비의 저변도 넓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커피전문점 수는 2016년 5만1,551개에서 2022년 10만729개로 6년 만에 2배 가까이 늘며 처음 10만개를 돌파했고, 2024년에는 10만7,055개로 집계됐다. 커피전문점 종사자는 2024년 약 29만3,100명으로 2016년(약 15만2,500명)의 2배 수준에 육박한다. 전체 외식업에서 커피전문점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9.3%에서 2023년 13.4%로 확대됐다. 외식업체 7곳 중 1곳이 커피전문점인 셈이다.

시장 규모 역시 꾸준히 성장해 왔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26년 8월 발표한 커피산업 분석에 따르면, 국내 커피 제품의 국내 판매액과 수출액을 합산한 커피산업 규모는 2024년 기준 3조7,359억원으로 2018년 대비 35.6% 성장했다. 이 수치는 원두·조제커피 등 커피 제품 판매액 기준이며, 카페 매장 매출은 별도로 집계된다. 최근 6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5.2%로, 식품산업 내에서도 손꼽히는 성장 분야로 자리 잡았다. 세부적으로는 원두 등 '볶은 커피' 시장이 2024년 1조3,225억원으로 6년간 연평균 15.8% 성장한 반면, 과거 시장을 주도했던 믹스커피 등 '조제 커피' 시장은 같은 기간 연평균 0.5% 감소해 소비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2026년 4월 주요 커피 브랜드의 합산 결제추정금액은 1조190억원으로 최근 3년간 32% 성장했다. 월 단위 결제액이 1조원을 넘어설 만큼 커피가 일상 소비의 핵심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국가 간 비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유로모니터의 '연간 잔 수'와 커피 데이터 플랫폼 카펠리·비주얼캐피털리스트 계열의 '생두 소비량 환산 하루 잔 수'는 산정 방식이 달라 절대 순위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참고 지표로만 보면, 카펠리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한 2025년 국가별 1인당 하루 평균 커피 소비량에서는 하루 5.31잔의 룩셈부르크가 1위였고 핀란드(3.77잔), 스웨덴(2.59잔) 등 북유럽 국가들이 뒤를 이었다. 상위 10개국은 모두 유럽 국가였고, 미국은 하루 평균 1.22잔으로 24위, 한국은 하루 약 1잔 안팎으로 중위권에 분류됐다.


커피 수입액 사상 첫 2조원 돌파… 물량은 제자리

커피 소비 규모를 가늠하는 또 다른 핵심 지표는 수입 실적이다. 한국은 원두 수입 의존도가 높아 수입 통계가 국내 커피 수급과 원가 흐름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다. aT 집계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의 커피 수입액은 18억6,100만 달러로 전년(13억7,800만 달러) 대비 35% 급증했다. 원화 기준으로는 약 2조6,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늘며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원화 기준 증가율이 달러 기준보다 높은 것은 2025년 평균 원·달러 환율(1,422.22원)이 전년(1,363.98원)보다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주목할 대목은 수입액이 급증한 반면 수입량은 사실상 제자리였다는 점이다. 2025년 커피 수입 중량은 21만5,792톤으로 전년보다 46톤 줄었다. 즉 수입액 급증은 소비량 증가가 아니라 국제 원두 가격 급등이 만들어낸 결과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11월 기준 커피 수입물가지수(2020년=100)는 달러 기준 307.12, 원화 기준 379.71로 집계됐다. 국제 시세 상승만 반영한 달러 기준으로는 5년 새 약 3배, 환율 상승분까지 더한 원화 기준으로는 약 3.8배로 뛴 셈이다. 실제 뉴욕선물시장에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2025년 2월 사상 처음으로 파운드당 4달러를 돌파했고, 2025년 11월에는 파운드당 4.23달러까지 오르며 고점을 찍었다.

2026년 국제 원두 가격은 방향을 여러 차례 바꾸는 등락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브라질 농산물 수급 기관 코납(Conab)이 2026/27년 커피 수확량을 6,670만 백(1백=60kg, 2026년 6월 미국 농무부 보고서 기준)으로 전망하는 등 주요 산지의 풍작 기대가 커지면서, 아라비카 선물 가격은 2026년 2월 기준 파운드당 약 2.8달러로 전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그러나 8월 들어서는 브라질의 실제 수확·선적 속도가 예년보다 더디다는 우려가 부각되며 뉴욕선물시장 아라비카 가격이 재차 뛰어, 8월 첫째 주 기준 파운드당 3달러 초반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이처럼 원두 가격이 하락과 반등을 오가는 변동성 국면에 진입한 만큼, 국내 소비자 가격에 어느 방향으로 반영될지는 재고 소진과 계약 구조상의 시차를 감안해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설명이다.

커피 수입의 성장 궤적을 되짚어 보면 시장 확대 속도가 한눈에 드러난다. 관세청에 따르면 커피(생두+원두) 수입액은 2019년 6억6,000만 달러에서 2020년 7억4,000만 달러, 2021년 9억2,000만 달러로 매년 늘었고, 2022년에는 13억 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억 달러 선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수입량은 17만톤에서 20만2,000톤(생두 18만2,000톤, 원두 2만1,000톤)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기간 재택근무 확산이 홈카페 문화로 이어지며 수입을 끌어올렸고,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는 매장 영업 정상화로 수요가 재차 확대된 결과다. 2019년부터 2025년까지 6년 사이 수입액이 약 2.8배로 불어난 반면 수입량 증가는 그보다 훨씬 완만했다는 점은, 최근 수입액 급증의 핵심 동인이 '더 많이 마셔서'가 아니라 '더 비싸져서'임을 보여준다.


K-커피 수출도 성장… 이스라엘이 최대 시장으로 부상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 속에서도 한국 커피 산업은 수출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커피 관련 제품 수출액은 2억2,96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6% 늘었다. 수출량 3만5,349톤 가운데 98%는 인스턴트 커피가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로스팅 기술이 결합된 '볶은 원두'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25년 5월 기준 볶은 원두 수출량은 전년 동월 대비 46.8% 급증했다.

수출 대상국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2022년까지 부동의 1위였던 중국을 제치고 2023년부터는 이스라엘이 한국 커피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떠올랐다. 2024년 기준 수출액 비중은 이스라엘 18.1%, 중국 15.4%, 호주 7.1%, 필리핀 6.5%, 칠레 5.7% 순이다. 농식품부는 프리미엄 원두에 대한 해외 수요 확대와 함께, 한국이 글로벌 커피 브랜드들이 동아시아 진출에 앞서 시장성을 검증하는 '테스트베드'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페 10만개 시대의 균열… 통계 집계 이래 첫 감소

공급 측면에서는 시장 포화의 신호가 뚜렷하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기준 전국 커피음료점 수는 9만5,337개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43개 줄었다. 2018년 해당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커피음료점 수가 감소한 것은 처음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기준(2024년 10만7,055개)과 국세청 기준(2025년 1분기 9만5,337개)의 수치 차이는 통계 작성 방식과 업종 분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두 통계의 성격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국세청 사업자 통계에서는 실제 감소로 전환됐지만, 농림축산식품부 기준으로는 2024년에도 전년 대비 증가세가 이어졌다. '증가세 정체' 국면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한 해석이다.

수익성 지표도 악화하고 있다. 국세청 통계 기준 커피전문점의 생존율은 2023년 기준 창업 1년 후 83.5%, 3년 후 53.2%, 5년 후 34.6%에 그쳤다. 카페 3곳 중 2곳이 5년을 버티지 못한다는 뜻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통계 관련 집계에 따르면 2024년 커피 가맹점 수는 2만9,101곳으로 전년보다 4.0% 늘었지만, 같은 해 신규 개점률 16.5%에 폐점률도 9.3%에 달했다. 커피 가맹 브랜드 수는 2025년 921개로 8.2% 증가해 경쟁은 오히려 격화됐다. 매출과 수익성의 괴리는 더 뚜렷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25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커피 가맹점의 2024년 평균 매출은 2억5,400만원으로 전년보다 8.3% 늘었지만, 점포당 평균 영업이익은 오히려 113만원 줄었다. 가맹점주가 본사에 지급하는 평균 차액가맹금은 2,200만원에서 2,600만원으로 18.2% 증가해 매출 대비 비중도 6.8%에서 7.3%로 높아졌다. 매출은 늘어도 본사 공급마진과 원가 부담이 그보다 빠르게 늘면서, 가맹점주가 실제로 손에 쥐는 몫은 줄어드는 구조인 셈이다.

같은 통계에서 가맹점 수 상위 브랜드는 메가MGC커피(3,325개), 컴포즈커피(2,649개), 이디야커피(2,562개), 빽다방(1,712개), 투썸플레이스(1,510개)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장에서 성장 한계에 부딪힌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해외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이디야커피, 더벤티, 빽다방 등 주요 브랜드들은 말레이시아, 몽골, 베트남, 싱가포르, 일본 등 한류 소비층이 두터운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카페 시장 포화의 구조적 배경으로는 낮은 창업 진입 장벽이 꼽힌다. 소규모 자본으로도 개점이 가능해 자영업 창업 수요가 커피전문점으로 쏠렸고, 저가 브랜드의 공격적 출점이 겹치면서 한 건물이나 같은 상권에 카페가 서너 곳씩 밀집하는 현상이 일반화됐다. 이 과정에서 가격 경쟁력이 낮은 개인 카페가 먼저 밀려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매출이 늘어도 원재료비, 인건비, 임대료 등 비용이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점포당 수익성은 오히려 나빠지는 구조여서, 전문가들은 점포 수나 외형 매출보다 점포당 수익성과 비용 구조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커피값 인상 도미노… 소비는 '집·편의점'으로 이동

원두 가격과 인건비, 임대료 상승이 겹치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커피 가격도 빠르게 올랐다. 2025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 기준 커피(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6%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7%)의 3배를 웃돌았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025년 1월 숏·톨 사이즈 음료 가격을 200원씩 인상해 톨 사이즈 아메리카노가 4,700원이 됐고, 투썸플레이스도 같은 수준으로 가격을 조정했다. 저가 브랜드도 인상 대열에 합류해 메가MGC커피는 2025년 4월 아메리카노(HOT)를 1,500원에서 1,700원으로 올렸다. 다만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경쟁사 대비 약 20% 많은 용량(24oz)에도 기존 2,000원을 동결했다. 컴포즈커피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을 1,500원에서 300원 올려 1,800원으로 조정했다.

다만 2026년 들어 전반적인 물가 오름세는 다소 진정되는 흐름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6년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올라 전월(3.2%) 대비 상승폭이 줄었고, 외식 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에 그쳐 2025년의 오름세보다는 진정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는 외식업 전체의 물가 흐름이며, 개별 브랜드 차원에서는 환율과 원두가, 여기에 브랜드 이미지 이슈까지 겹치며 별도의 가격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가격 부담이 커지자 소비 행태도 달라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카페에서 마시던 '습관적 한 잔'이 집과 사무실, 편의점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관측된다. 코로나19 이후 확산된 홈카페 문화가 고물가 국면에서 다시 힘을 얻으면서 볶은 커피(원두커피) 시장은 2018년 이후 연평균 17.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 왔고, 반대로 설탕과 크리머가 들어간 조제커피(믹스커피) 시장은 2021년 기준 2018년 대비 16.6% 축소됐다. 1,000~2,000원대 편의점 원두커피와 컵커피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카페인 섭취를 조절하려는 건강 트렌드가 맞물리며 디카페인 원두 수요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2026년 들어서는 브랜드 간 판도에도 변수가 생겼다. 5월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 관련 마케팅 문구로 논란에 휩싸이며 전국적인 불매 움직임이 확산됐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집계에 따르면 논란 직후인 5월 18~24일 스타벅스 주간 결제 추정액은 236억9,000만원으로 전주(5월 11~17일, 321억6,000만원) 대비 26.3% 줄었고,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7년간 지켜온 인기 선물 1위 자리도 처음으로 내줬다. 2026년 초여름 커피전문점 카드 결제 추정액 조사에서도 스타벅스 실적은 전년 대비 32.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일부 소비자의 브랜드 이동 가능성이 업계에서 거론되고 있다. 비슷한 시기 더벤티는 6월 말부터 바닐라딥라떼, 이천쌀라떼 등 일부 메뉴 가격을 100~500원 인상했고 메가MGC커피도 추가 가격 조정을 예고했는데, 업계는 이를 스타벅스 논란과 직접 연결하기보다는 환율·원두가·물류비 등 복합적인 원가 압박에 따른 조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결국 한국 커피 시장은 '더 많이 마시는' 단계에서 '더 다양하게, 더 합리적으로 마시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페셜티 커피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수요와 저가 커피·홈카페로 대표되는 실속 수요가 동시에 커지는 양극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커피 소비 방식의 변화는 카페의 역할 재정의로도 이어지고 있다. 평일의 습관적인 한 잔은 집이나 사무실에서 해결하고,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니라 시간을 보내고 사람을 만나는 '공간'으로서의 가치가 부각되는 방향이다. 재택·하이브리드 근무 확산으로 출근길에 매일 카페를 들르는 소비 루틴이 약해진 데다, 밖에서 사 마시는 한 잔 값이면 집에서 두세 잔 이상을 마실 수 있다는 비용 계산이 작동한 결과다. 소비자 선택 기준도 원두 품종과 산지, 로스팅 방식까지 따지는 스페셜티 수요와 가격을 최우선으로 하는 실속 수요로 세분화되면서, 같은 커피 시장 안에서도 업태별 명암이 갈리는 국면이다.


전망: 소비는 견조, 관건은 가격과 구조조정

2026년 하반기 한국 커피 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등락을 거듭하는 국제 원두 가격이 국내 소비자 가격에 어떤 방향으로 반영될지다. 연초의 하락세가 8월 들어 브라질 공급 차질 우려로 재차 반등한 만큼, 원가 부담이 다시 커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둘째, 카페 수 감소가 일시적 조정인지 구조적 축소의 시작인지다. 저가 프랜차이즈 중심의 출점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 카페의 폐업과 가맹점 수익성 악화가 겹치는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셋째, 5월 스타벅스 관련 논란 이후 업계에서 거론되는 소비자 브랜드 이동 가능성이 실제 점유율 변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일시적 현상에 그칠지 여부다.

분명한 것은 1인당 연간 400잔이 넘는 한국인의 커피 소비 자체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의 총량은 견조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그 한 잔이 놓이는 자리와 가격대가 바뀌고 있을 뿐이다. '커피 공화국'이라는 별칭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이자, 커피 산업의 경쟁 구도가 어느 때보다 치열해진 배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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