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소상공인 보증 빚 2.2조 정리…연체로 막힌 '재기 보증길' 다시 연다
6월 19일 '지속가능한 보증지원체계 구축방안' 발표…부실채권 소각·채무조정으로 약 13만 업체 정리, 공공정보 해제·파산면책 소상공인에 신규보증 허용
정부, 소상공인 보증제도 전면 개편안 발표
정부가 코로나19 시기 급격히 불어난 소상공인 보증 부실을 정리하고, 빚 부담으로 재기가 막혀 있던 소상공인에게 다시 보증을 받을 길을 여는 종합 대책을 내놨다.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부처는 6월 19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주재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소상공인의 회복과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보증지원체계 구축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줄기는 두 가지다. 하나는 갚기 어려운 보증 부실채권을 정리해 한계 소상공인의 빚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연체·폐업·파산으로 보증을 받지 못하던 소상공인이 채무 정리를 마치면 다시 보증을 받아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다. 정부는 동시에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무너진 지역신용보증재단과 신용보증재단중앙회의 재정 건전성을 회복시키기 위해 보증제도 자체를 손보기로 했다.
정부가 제도 개편의 배경으로 든 핵심 지표는 대위변제율이다. 보증을 받은 소상공인이 빚을 갚지 못해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준 비율을 뜻하는데, 2025년 말 기준 5.07%까지 치솟았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이 수치를 2030년 말 3.2%까지 끌어내리고, 동시에 수도권에 쏠린 보증을 풀어 비수도권 공급 비중을 2026년 6월 발표 자료 기준 65.4%에서 7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못 갚는 보증 빚 5년간 2.2조 정리…정부 추산 약 13만 업체 대상
첫 번째 축은 갚을 능력을 잃은 소상공인의 보증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것이다. 정부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총 2조2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정리하기로 했다. 정부는 정리 대상을 약 13만개 업체로 추산했다. 이는 보증을 받았다가 사업 실패로 빚을 갚지 못해 보증기관의 구상채권으로 남아 있던 채권을 소각하거나 채무를 조정해 실질적인 부담을 덜어주는 조치다.
구체적으로 지역신용보증재단의 채권 소각 요건을 완화해 자체 소각 규모를 기존 8000억원에서 1조1000억원으로 늘린다. 여기에 새출발기금과 새도약기금으로의 부실채권 매각 등을 더해 5년간 2조2000억원을 정리한다는 계산이다. 갚을 길이 막힌 채권을 장부에서 털어내면 보증기관의 건전성이 살아나고, 소상공인 개인으로서는 평생 따라다니던 빚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주채무자뿐 아니라 함께 책임을 졌던 사람에 대한 구제 방안도 담겼다. 정부는 주채무자가 개인회생이나 파산면책을 받은 경우 연대보증인의 채무도 감경하거나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이 부분은 입법이 필요한 과제로, 구체적 적용 기준과 시행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입법이 필요한 과제는 올해 4분기까지 법안을 마련해 발의하고, 그 외 정책 과제는 올해 하반기부터 신속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연체로 막혔던 보증, 다시 받는다…공공정보 해제·파산면책자에 신규보증 허용
두 번째 축이자 소상공인 현장에서 가장 체감이 큰 부분은 '재기 보증'이다. 그동안 보증대출을 연체하거나 폐업·파산을 겪은 소상공인은 채무를 정리한 뒤에도 새 보증을 받지 못해 사실상 재창업 자체가 막혀 있었다. 한 번 신용에 흠집이 나면 다시 일어설 금융 통로가 닫혀 버리는 구조였던 셈이다.
정부는 이 막힌 길을 연다. 채무조정을 마쳐 공공정보 등록이 해제된 소각기업에 대해서는 신규 보증을 허용한다. 또 아직 채권이 소각되지 않은 파산면책자 등에 대해서는 신속한 소각 절차를 거쳐 신규 보증을 받을 수 있도록 길을 터준다. 빚을 정리한 사람을 영구적인 금융 낙오자로 두지 않고, 정리만 끝나면 다시 보증을 받아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는 것이다.
여기에 위기 징후가 있는 소상공인을 미리 찾아내 지원하는 선제 지원체계도 새로 도입된다. 보증을 이용 중인 차주의 상환 상태를 상시 모니터링해 부실 위험이 큰 차주를 먼저 찾아 안내하고, 상담과 경영진단, 재기교육, 보증 지원까지 한 흐름으로 연계한다. 빚이 완전히 무너지기 전에 손을 내미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간접 재해피해 소상공인 특례보증, 신용취약·인구감소지역 소상공인 특례보증도 새로 만들어 취약 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넓힌다.
전액보증 원칙 금지…보증비율 90%·재보증비율 30%로 건전화
재기 지원과 부실 정리를 떠받치기 위해 보증제도의 기초 체력을 다지는 작업도 병행한다. 핵심은 전액보증의 축소다. 정부는 전액보증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지역신용보증재단의 평균 보증비율을 2026년 6월 발표 자료 기준 94.3%에서 2027년 말 90%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현재 지역신보 신규 공급액의 48.3%를 차지하는 전액보증은 앞으로 재해보증과 재도전보증, 저신용자 보증 등 정책적 필요성이 큰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보증기관이 보증한 채권을 다시 보증해주는 재보증제도도 손본다. 현재 신규 보증에 평균 50% 수준으로 적용되던 재보증비율은 앞으로 30% 수준으로 낮아진다. 다만 중저신용자 보증에 대해서는 50~60% 수준의 재보증비율을 그대로 유지해, 가장 보증이 필요한 취약계층의 금융 지원이 위축되지 않도록 했다. 책임성은 높이되 보호가 필요한 계층은 비켜가도록 설계한 것이다.
성장형 소상공인엔 보증한도 완화·IP보증…지역특화보증 2조 공급
이번 대책은 빚을 정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성장 사다리도 함께 놓는다. 정부는 지방정부와 협업하는 '지역특화보증 공모제'를 도입해 2030년까지 2조원 규모의 지역특화 보증을 공급한다. 상권 단위의 공동성장을 지원하는 특례보증과 2000억원 규모의 골목상권 소상공인 활력대출도 추진한다. 비수도권과 골목상권에 보증의 무게추를 다시 옮기겠다는 방향이다.
성장 잠재력이 있는 소상공인을 위한 문도 넓어진다. 정부는 성장형 소상공인에 대해 현행 8억원인 보증한도 규제를 완화하고, 지식재산(IP)을 담보로 보증을 받을 수 있는 IP보증도 새로 도입할 방침이다. 매출이 늘고 사업을 키우려는 소상공인이 보증 한도에 막혀 성장을 멈추지 않도록 하려는 조치다.
사업자 유형별 대응 전략
이번 개편은 처한 상황에 따라 챙겨야 할 내용이 갈린다. 보증대출을 연체 중이거나 사업 실패로 갚을 능력을 잃은 소상공인이라면, 새출발기금·새도약기금을 통한 채무조정과 부실채권 소각 대상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채무를 정리하면 빚 부담을 덜 뿐 아니라, 공공정보 해제 이후 신규 보증까지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미 폐업했거나 파산면책을 받은 소상공인은 신속 소각 절차와 신규 보증 허용이 핵심이다. 그동안 재창업의 가장 큰 걸림돌이던 '보증 불가'가 풀리는 만큼, 채무 정리 단계와 신규 보증 신청 시점을 미리 설계해 두는 것이 유리하다. 연대보증 부담을 안고 있는 경우라면 주채무자의 개인회생·파산면책 진행 상황과 연계해 감경·면제 추진 경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현재 정상적으로 영업 중인 성장형 소상공인은 방향이 다르다. 전액보증이 축소되는 만큼 단순 보증 의존을 줄이고, 보증한도 완화와 IP보증, 지역특화보증 같은 성장 지원 수단을 활용하는 쪽으로 전략을 짜야 한다. 특히 비수도권에서 사업을 하거나 지역상권에 기반을 둔 경우 지역특화보증 공모제의 혜택을 받을 여지가 크다.
신청 전 확인 체크리스트
지금 단계에서 소상공인이 점검해야 할 사항은 명확하다. 첫째, 자신의 보증·대출이 연체·부실 상태인지, 채무조정 또는 소각 대상에 해당하는지 확인한다. 둘째, 폐업·파산면책 이력이 있다면 공공정보 등록 해제 여부와 신규 보증 신청 가능 시점을 따져본다. 셋째, 성장 단계의 사업자라면 보증한도 완화와 IP보증 등 새 제도의 시행 시기를 챙긴다.
다만 이번 대책은 발표 단계로, 세부 시행 기준과 신청 절차, 대상 요건은 후속 공고와 입법을 거쳐 구체화된다. 채무조정은 새출발기금(콜센터 1660-1378), 보증 관련 사항은 거주 지역의 지역신용보증재단과 신용보증재단중앙회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제도가 본격 가동되는 올해 하반기 이후 발표될 세부 공고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6월 19일 발표한 소상공인 보증지원체계 개편안은 5년간 2조2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빚으로 막혔던 재기 보증길을 다시 연다.[이미지 = KBR 생성]](https://epzvqcvbpcduaglyoici.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news-images/articles/2026/06/22/1782113424468-05d54c68-ee78-4705-8dff-39b9469666cf.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