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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일자리 위협, '먼저 닫히는 문'으로 시작됐다… 데이터가 짚어낸 가장 먼저 흔들리는 직업들

2026년 5월 미국 감원이 9.7만 건으로 코로나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그중 약 40%가 AI를 주된 이유로 지목했다(1월 7%→5월 40%로 급등). 다만 "AI를 핑계로 삼는 것일 수 있다"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된다. AI 충격의 첫 신호는 대량 해고가 아니라 청년의 진입 장벽으로, 미국 22~25세의 AI 고노출 직종 취업률은 2022년 대비 약 14% 하락했다. 가장 직접 흔들리는 건 사무·행정직으로, 미국에서 고노출·저적응 노동자 약 610만 명 중 86%가 여성이며, 유럽(아일랜드 7%·메타 8천 명 감원)에서도 비슷한 신호가 잡힌다. 한국은 지난 3년간 청년 일자리 21.1만 개가 줄고(20.8만 개가 AI 고노출 업종), 50대는 20.9만 개 늘어 한국은행이 '연공편향 기술변화'로 진단했다 — 미국과 같은 방향이다. 다만 WEF는 2030년까지 9200만 개 대체·1억7000만 개 창출(순증 7800만 개)을 전망하며, 핵심 질문은 '일자리가 사라지느냐'가 아니라 '누가 먼저, 어떻게 적응하느냐'다.

류현진 선임기자입력 2026년 6월 16일수정 2026년 6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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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무직 610만 명, 한국 청년 일자리 21만 개 — AI 일자리 충격은 신입과 취약 계층 앞에서 '먼저 닫히는 문'의 형태로 다가오고 있다. [사진 = KBR 자료사진]
미국 사무직 610만 명, 한국 청년 일자리 21만 개 — AI 일자리 충격은 신입과 취약 계층 앞에서 '먼저 닫히는 문'의 형태로 다가오고 있다. [사진 = KBR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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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매달 갱신되는 감원 통계와 미국 610만 사무직·한국 청년 21만 일자리 감소가 가리키는 같은 방향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경고는 2026년 들어 더 이상 전망이 아니라 매달 갱신되는 통계가 됐다. 미국의 재취업 지원 전문업체 Challenger, Gray & Christmas가 2026년 6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5월 한 달에만 9만7000여 건의 감원을 발표했는데, 이는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이후 5월 기준 가장 높은 수치였다. 감원은 2월 4만8307건, 3월 6만620건, 4월 8만3387건에 이어 석 달 연속 증가했다. 더 주목할 대목은 그 원인이다. 기업들이 AI를 감원의 주된 이유로 지목한 비율은 1월 7%, 2월 10%, 3월 25%, 4월 26%에서 5월 약 40%로 가파르게 올랐다. 2026년 1~5월 AI에 귀속된 감원은 누적 8만7714건으로, 2025년 한 해 전체의 5만4836건을 이미 넘어섰다. Challenger 측은 이제 AI가 기업들이 일자리를 줄이며 대는 가장 큰 이유가 됐다는 취지로 진단했다.

다만 이 수치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글래스도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대니얼 자오는 "기업이 AI 때문에 감원한다고 말한다고 해서 그것이 실제 이유라는 뜻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경계했고, 옥스퍼드 인터넷연구소의 파비안 스테파니 교수는 일부 기업이 감원을 정당화하기 위해 AI를 '핑계'로 삼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AI가 실제 효율성 향상의 결과인지, 비용 절감을 포장하는 명분인지는 아직 가려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먼저 닫히는 건 청년의 '첫 일자리 문'

원인 논쟁과 별개로, 학계가 공통적으로 가리키는 첫 번째 신호는 대량 해고가 아니라 청년층의 진입 장벽이다. Anthropic의 노동시장 영향 연구는 22~25세 청년층의 경우, AI 노출도가 높은 직종에서 새로 일을 시작하는 사람이 노출도가 낮은 직종에 비해 줄어들고 있으며, 이들 직종의 취업률이 2022년 대비 약 14%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 결과가 통계적으로 겨우 유의미한 수준이라는 점을 함께 밝혔다. 청년이 사다리의 첫 단에 올라서기 어려워지는 변화는 해고처럼 눈에 띄지 않아 놓치기 쉽지만, 그래서 더 위험하다는 것이 연구의 의미다.


사무·행정직 610만 명, 그중 86%가 여성

가장 직접적으로 흔들리는 직군은 사무·행정 분야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가 2026년 발표한 분석은 AI 노출도와 노동자의 적응 역량을 함께 측정했다. 그 결과 AI에 높게 노출돼 일자리 상실 위험이 있는 노동자 3,710만 명 가운데 약 70%인 2,650만 명은 필요시 다른 일자리로 이동할 수 있는 높은 전환 역량을 가진 직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나머지다. 약 610만 명의 노동자는 주로 사무·행정직에 종사하면서, 제한된 저축과 고령, 부족한 지역 내 일자리 기회, 좁은 기술 범위 탓에 적응 역량이 낮은 것으로 분류됐다. 특히 성별 편중이 두드러진다. 이 취약 노동자 가운데 86%가 여성으로, AI 충격이 사회 전반에 균등하게 분포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진단이다.


유럽도 같은 신호… 아일랜드 7%·메타 8천 명

유럽에서도 비슷한 신호가 잡힌다. 아일랜드 경제사회연구소(ESRI)와 재무부가 공동 발표한 보고서는 단기에서 중기에 걸쳐 약 7%의 일자리가 AI로 대체될 수 있다고 추정했는데, 현재 고용 규모로는 약 20만 개에 해당한다. 이 연구는 일자리 손실이 고학력 노동자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크며, 정보통신 기술자와 고객 서비스 사무원, 사무 지원직이 더 높은 위험에 놓인 반면, 보건 전문직과 농업·건설 노동자는 대체 위험이 낮다고 분석했다. 기업 현장에서도 움직임이 이어진다. 메타(Meta)는 전 세계적으로 8,000개 일자리를 줄이겠다고 발표했고,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는 2026년이 AI가 회사의 업무 방식을 극적으로 바꾸는 해가 될 것이며 '팀을 평탄화(flattening)'하겠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번역·콘텐츠 프리랜서… 줄어드는 일감과 늘어나는 역량의 역설

언어·콘텐츠 프리랜서 직종에서도 변화의 조짐은 측정된다. 노트르담대 윤리연구센터가 정리한 분석에 따르면, 챗GPT 도입 이후 자동화가 쉬운 글쓰기·코딩 관련 프리랜서 일감 공고가 크게 줄었고, 이미지 생성 도구 출시 이후에는 그래픽 디자인과 3D 모델링 수요도 추가로 감소했다는 대규모 연구가 소개됐다. 같은 분석은 브루킹스의 정책 분석이 생성형 AI에 더 많이 노출된 프리랜서 분야에서 계약과 수입이 완만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했다고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역설적으로 같은 행정 업무가 'AI 보완'의 가장 뚜렷한 사례이기도 하다. 노트르담대 자료는 생성형 AI 보조도구를 고객 지원 현장에 도입한 한 현장 연구에서 평균적으로 상당한 생산성 향상이 나타났고, 특히 신입이나 숙련도가 낮은 노동자에게서 효과가 컸다고 전했다. 같은 기술이 어떤 맥락에서는 일자리를 줄이고, 다른 맥락에서는 역량을 키운다.


한국, 청년 일자리 21만 개 증발… 한은 "연공편향 기술변화"

이 흐름은 한국에서 한층 선명하게 확인된다. 한국은행이 2025년 10월 발표한 BOK 이슈노트 '제2025-30호'는 국민연금 가입자 수라는 대규모 행정통계로 AI 확산이 청년 일자리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청년층(15~29세) 일자리는 21.1만 개 줄었는데, 이 가운데 20.8만 개가 AI 고노출 업종에서 발생했다. 반면 50대 일자리는 20.9만 개 늘었고, 그중 14.6만 개가 AI 고노출 업종이었다. 한국은행은 이를 AI 확산 초기에 주니어 고용은 줄고 시니어 고용은 늘어나는 '연공편향(seniority-biased) 기술변화'로 진단했다. 같은 직종 안에서 경력이 짧은 청년이 먼저 밀려나는 구조로, 미국의 진입 장벽 분석과 정확히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코딩마저… 에이전트일수록 자동화 비중 높아져

AI 활용이 가장 집중된 소프트웨어 개발에서도 자동화의 무게중심 이동이 관찰된다. Anthropic이 2025년 4월 공개한 소프트웨어 개발 분석에 따르면, 전문 코딩 에이전트인 Claude Code 대화의 79%가 AI가 직접 업무를 수행하는 '자동화'로 분류된 반면, 일반 Claude.ai 대화에서는 49%만이 자동화로 분류됐다. 회사 측은 AI 에이전트가 보편화될수록 업무 자동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코딩처럼 정형화된 지식 노동일수록, 그리고 도구가 자율적으로 작동할수록 자동화 비중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참고로 Anthropic의 후속 분석에서 한국은 미국·인도·일본·영국과 함께 Claude.ai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상위 국가로 꼽혔다.


'상실'이 아니라 '재배치'… 2030년 순증 7800만 개

그렇다면 미래는 상실뿐일까. 세계경제포럼(WEF)이 2025년 1월 발표한 'Future of Jobs Report 2025'는 보다 균형 잡힌 그림을 제시한다. 보고서는 기술·경제·인구·녹색 전환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2030년까지 1억70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9200만 개를 대체해, 순증 7800만 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체 일자리의 약 22%에 해당하는 구조적 대전환이다. 결국 AI가 던지는 질문은 '일자리가 사라지느냐'가 아니라 '누가 먼저,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가깝다. 사무·행정, 프리랜서 콘텐츠, 그리고 신입급 지식 노동이라는 가장 먼저 흔들리는 직군의 좌표는 이미 데이터 위에 선명하게 찍혀 있다.

경영연구 및 사례분석 연구 : KBR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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