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재개에도 서울 집값 다시 들썩…다음 카드는 보유세 강화인가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다시 갈림길에 섰다. 정부가 2025년 하반기부터 잇따라 내놓은 고강도 수요 억제책에도 불구하고 서울과 경기 주요 지역의 아파트값이 재차 상승 폭을 키우면서, 시장에서는 보유세 강화 등 추가 규제 카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규제는 이미 촘촘하게 깔려 있고, 공급은 역대급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수요는 규제의 빈틈을 찾아 움직이는 형국이다. 2026년 6월 현재 수도권 아파트 시장을 둘러싼 규제 지형과 시장의 반응, 그리고 앞으로 예고된 변화들을 짚어본다.
서울 전역 규제지역, 차등 대출 한도…현재 작동 중인 규제의 골격
먼저 현재 작동 중인 규제의 골격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2025년 6월 27일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가계대출 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같은 해 9월 7일 주택공급대책, 10월 15일에는 규제지역 확대와 대출 규제 재강화를 담은 추가 대책을 연달아 내놓았다. 특히 10·15 대책을 통해 기존에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있던 서울 강남구·서초구·송파구·용산구 외에 나머지 21개 자치구가 모두 규제지역에 포함됐고, 경기에서는 과천, 광명, 성남 분당구·수정구·중원구, 수원 영통구·장안구·팔달구, 안양 동안구, 용인 수지구, 의왕, 하남 등 12곳이 신규 지정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역시 투기과열지구와 동일한 범위의 아파트로 확대됐으며, 주택담보대출은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에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에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에 2억원으로 차등 한도가 적용되고 있다.
세제 측면의 변화는 올해 들어 본격화됐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2026년 5월 9일자로 종료되면서, 5월 10일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게는 기본세율에 20~30%포인트를 더하는 중과세율이 다시 적용되고 있다. 여기에 올해 1월부터는 자금조달계획서 양식이 개정돼 대출 유형과 금융기관명을 직접 기재하도록 했고,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 거래 시에도 자금조달계획서와 증빙서류 제출이 의무화됐다. 공인중개사가 주택 매매계약을 신고할 때 계약서와 계약금 입금 증빙자료를 제출하도록 하는 거래 관리 강화 조치도 함께 시행됐다.
매물은 잠기고 가격은 뛰고…양도세 중과 재개 한 달의 역설
문제는 이처럼 겹겹이 쌓인 규제에도 시장의 가격 동력이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8% 올라 1월 마지막 주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고, 마지막 하락 지역으로 남아 있던 강남구마저 오름세로 돌아섰다. 머니투데이는 정책 효과가 희미해진 상황에서 재건축 기대감과 금리 인하 기대, 급매물 소진이 겹치며 서울 주요 지역 집값을 다시 밀어올리고 있다는 취지의 분석을 전했다. 양도세 중과 재개 이후의 흐름도 주목할 만하다. 파이낸셜뉴스 보도에 따르면 중과 재개 한 달 사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약 10% 줄었고, 세 부담을 피해 시행 전 급매나 증여에 나섰던 다주택자들이 이후 매물을 거둬들이며 관망세로 돌아선 것으로 업계는 진단했다. 매물이 잠기는 사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중과 재개 직전 0.1%대 중반에서 재개 이후 0.2~0.3% 수준으로 오히려 확대됐다는 것이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기반한 분석이다.
거래량 지표 역시 규제와 수요가 줄다리기하는 시장의 단면을 보여준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분석한 바에 따르면, 6·27 대출규제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월 1만2000건대에서 7월 4000건대로 60% 이상 급감했지만, 주간 매매가격 상승률은 과거 주요 규제 대책 발표 이후와 비교해 하락 폭이 작은 0.1% 안팎 수준을 유지했다. 거래는 줄었는데 가격은 버티는, 이른바 거래 절벽 속 가격 강세 구도가 규제 국면 내내 반복돼 온 셈이다. 올해 들어서도 이 패턴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전체 거래량은 위축됐지만 실제 체결되는 거래는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으며, 강남 3구의 전용 84제곱미터 평균 매매가가 26억원에 육박하고 마포·용산·성동 지역이 17억원대에 진입했다는 시세 분석도 연초부터 제기돼 왔다.
수요 측면에서는 규제가 만들어 낸 우회로가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묶이면서 대출 의존도가 낮은 현금 부자와 전세보증금을 활용한 매수가 상대적으로 유리해졌고, 토지거래허가구역 밖의 비규제 지역이나 규제 강도가 덜한 경기 외곽으로 수요가 번지는 풍선효과 우려도 꾸준히 제기된다. 실제 지난해 규제 강화 직전에는 추가 대책이 나오기 전에 한강벨트 핵심지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몰리며 성남 분당구가 주간 0.6%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과열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규제가 예고될수록 핵심지로의 쏠림이 오히려 강해지는 역설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전세 누적 상승률 작년의 6배…매매를 밑에서 떠받치는 전세 불안
전세시장의 불안은 매매시장 못지않게 심각하다. 한국부동산원의 6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29% 올라 상승 폭을 키웠고, 연초 이후 누적 상승률은 3.77%로 작년 같은 기간의 약 6배에 달했다. 학군지·역세권·대단지 등 정주 여건이 양호한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원의 설명이다. 아파트 전세 품귀는 빌라 전세 수요까지 자극해, 4월 서울 연립주택 전세가격이 전월 대비 0.44% 올라 12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통계도 나왔다.
전세시장의 구조 변화도 올해 수도권 시장을 읽는 중요한 축이다. KB부동산은 올해 입주 물량 감소가 전월세 매물 부족으로 이어져 전셋값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서울 중심의 전세난이 강화되면서 전세의 월세화가 빨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임차료 부담이 커지면서 이사 대신 계약을 갱신하는 비중이 늘고 있는데,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 기준 연초 이후 4월까지 서울 빌라 갱신계약 비중은 27%대로 1년 전보다 높아졌고,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비중도 32% 수준으로 확대됐다. 전세가격 상승은 결국 매매가격을 밑에서 떠받치는 하방 경직성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전세 불안이 길어질수록 매매시장 안정도 멀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입주 물량 반토막…13년 만에 최저 공급이 만든 구조적 압박
이 같은 가격 불안의 근저에는 구조적인 공급 부족이 자리하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2026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전년 대비 48% 줄어든 약 1만6000가구 수준, 수도권 전체로는 약 8만1000가구로 28%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부동산114 REPS 자료 기준으로도 올해 전국 입주 물량은 약 18만3000가구로 2013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당장 6월에는 서울에서 입주 예정 아파트가 한 곳도 없고, 수도권 물량은 경기와 인천을 합쳐 5800가구 안팎에 그친다. 하반기 들어 8월 반포래미안트리니원, 9월 디에이치방배 등 서초구 대단지 입주가 예정돼 있지만, 수년간 이어진 착공 부진을 감안하면 공급 갈증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하반기 입주 일정과 자금 계획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직방 조사 기준 하반기 수도권에는 월 7000~9000가구 수준의 입주가 이어지며, 서초구 반포동과 방배동의 대단지 입주가 8~9월에 집중된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신축 입주가 집중되는 지역은 매물 선택지가 상대적으로 넓어지는 경향이 있어, 전세 계약을 앞둔 실수요자라면 입주 시점 전후 해당 지역의 매물 흐름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최근 대출 총량 규제로 잔금대출이 예상보다 적게 나오거나 기존 주택 매각이 지연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청약 당첨자라면 잔금대출 가능 여부와 한도를 미리 확인하고 보수적인 자금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KB부동산의 권고다.
다음 카드는 보유세…종부세 인상·장특공제 축소 거론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규제가 기다리고 있을까. 시장에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카드는 보유세 강화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 발표문에서 세제개편 관련 연구용역과 관계부처 태스크포스 논의를 통해 보유세·거래세 조정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부동산R114는 이러한 기조가 종합부동산세 인상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보유세는 올리되 거래세는 완화한다는 방향성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고가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를 겨냥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정부가 추가 부동산 대책으로 보유세 강화나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 고가·비거주 1주택자를 겨냥한 세제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출 측면에서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하한을 15%에서 20%로 올리는 조치가 당초 2026년 4월에서 1월로 앞당겨 시행되는 등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가 연중 이어지고 있다.
제도 변화 가운데 시장의 기대를 모았다가 평가가 엇갈리는 항목도 있다. 올해 6월 4일 도입된 6년 단기 임대등록제도가 대표적이다.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취지였지만 아파트가 등록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실익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비아파트라도 조정대상지역 내 등록분은 종부세 합산과세와 양도세 중과가 적용돼 규제지역 내 임대등록의 유인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것이 부동산R114의 분석이다. 외국인 투기 차단을 위한 장치도 강화돼,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는 외국인의 주택 거래에 허가와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는 조치가 시행 중이다.
정책 결정 구조의 변화도 향후 규제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단서가 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월 주택·부동산 정책의 논의와 입안, 보고, 결재 과정에서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주택 소유자를 배제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정책 결정 라인에서 이해상충 소지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되는데, 시장에서는 이를 정부가 수요 억제 기조를 쉽게 거두지 않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다만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세금 규제를 포함한 추가 수요 관리 정책이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과 함께, 매물 확대를 위해 양도세 중과를 다시 손질하거나 한시 유예를 재도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공존하고 있어, 세제의 최종 윤곽은 하반기 세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규제는 빠르고 공급은 느리다…속도 차가 좁혀지는 시점이 변곡점
전문가들은 올해 정책 기조가 일률적 규제가 아니라 지역별로 온도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수도권은 대출 총량 관리와 세금 규제를 중심으로 수요 억제 기조가 유지되겠지만, 침체가 우려되는 지방은 투자 수요 유입을 유도하는 핀셋 완화가 병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방 광역시와 세종시 등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상태가 유지되고 있어, 수도권과 지방 간 규제 비대칭은 한층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시장 참여자 입장에서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보유세 개편의 구체적 윤곽이다.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 1주택자 공제 수준이 어떻게 조정되느냐에 따라 고가 주택 보유자의 매도 유인이 달라지고, 매물 흐름이 바뀔 수 있다. 둘째, 양도세 중과 재개가 매물 잠김을 고착화할지 여부다. 중과 부담으로 다주택자가 매도 대신 증여나 버티기를 택하면 거래 절벽 속 신고가 경신이라는 기형적 흐름이 길어질 수 있다. 셋째, 공급 시계다. 정부가 3기 신도시 조기 공급과 재건축 절차 단축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입주까지의 시차를 고려하면, 적어도 올해와 내년까지는 신축 희소성이 가격을 떠받치는 구도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종합하면 2026년 6월 현재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역대급 규제와 역대급 공급 부족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국면에 있다. 대출은 묶였지만 전세를 낀 매수나 현금 매수에는 빈틈이 남아 있고, 세금은 무거워졌지만 매물을 늘리기보다 잠그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 정부가 보유세 카드를 실제로 꺼내 들 경우 단기적으로는 관망세가 짙어지겠지만, 공급이라는 근본 변수가 해소되지 않는 한 핵심지 중심의 상승 압력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규제의 속도는 빠르고 공급의 속도는 느린, 이 속도 차가 좁혀지는 시점이 수도권 시장의 진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강을 따라 빼곡히 들어선 서울의 아파트 단지. 양도세 중과 재개에도 집값이 다시 오르는 2026년, 다섯 겹의 규제와 13년 만의 최저 공급이 이 도시 위에서 충돌하고 있다.[사진 = KBR 자료사진]](https://epzvqcvbpcduaglyoici.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news-images/articles/2026/06/11/1781159797981-973b9078-0a30-4b19-823c-52c21dabd63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