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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감독은 어떻게 결정하는가 — 경영자가 그라운드에서 읽어야 할 것들

월드컵 경기장은 기업 경영의 축소판이다 — 한정된 시간과 자원으로 목표를 향해 조직을 움직이고, 상대를 분석하며, 변수에 실시간 대응하는 과정이 경영과 본질적으로 닮아 있다. 전략과 전술을 구분하되 정렬시켜라 — 큰 방향성(전략)과 구체적 실행(전술)을 분리해 사고하면서도 일관되게 연결할 때, 비전과 실행이 따로 노는 조직의 함정을 피할 수 있다. 데이터는 직관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질문을 던지게 한다 — 측정하기 쉬운 표면적 숫자가 아니라, 실제 성과와 인과관계가 있는 지표를 가려내는 분별력이 데이터 시대 의사결정의 핵심이다. 구조와 배치, 그리고 선택과 집중이 성과를 좌우한다 — 인재 개인의 능력보다 그가 일하는 구조가, 균등 분배보다 승부처에 집중하는 자원 배분이 경쟁력을 만든다. 결국 조직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다 — 복수의 시나리오로 위기에 대비하고, 구성원 각자에 맞는 동기부여와 흔들리지 않는 정체성으로 팀을 이끄는 리더십이 모든 전략의 마지막 완성이다.

강지혜 선임기자입력 2026년 6월 19일수정 2026년 6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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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물결로 뒤덮인 스타디움. 한정된 시간과 자원 속에서 목표를 향해 하나로 움직이는 이 무대는 기업 경영의 축소판이기도 하다.[사진 = KBR 자료사진]
붉은 물결로 뒤덮인 스타디움. 한정된 시간과 자원 속에서 목표를 향해 하나로 움직이는 이 무대는 기업 경영의 축소판이기도 하다.[사진 = KBR 자료사진]

월드컵 경기장은 기업 경영의 축소판이다 — 한정된 시간과 자원으로 목표를 향해 조직을 움직이고, 상대를 분석하며, 변수에 실시간 대응하는 과정이 경영과 본질적으로 닮아 있다. 전략과 전술을 구분하되 정렬시켜라 — 큰 방향성(전략)과 구체적 실행(전술)을 분리해 사고하면서도 일관되게 연결할 때, 비전과 실행이 따로 노는 조직의 함정을 피할 수 있다. 데이터는 직관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질문을 던지게 한다 — 측정하기 쉬운 표면적 숫자가 아니라, 실제 성과와 인과관계가 있는 지표를 가려내는 분별력이 데이터 시대 의사결정의 핵심이다. 구조와 배치, 그리고 선택과 집중이 성과를 좌우한다 — 인재 개인의 능력보다 그가 일하는 구조가, 균등 분배보다 승부처에 집중하는 자원 배분이 경쟁력을 만든다. 결국 조직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다 — 복수의 시나리오로 위기에 대비하고, 구성원 각자에 맞는 동기부여와 흔들리지 않는 정체성으로 팀을 이끄는 리더십이 모든 전략의 마지막 완성이다.

90분의 경기장에서 경영을 배우다: 2026 월드컵이 기업에 던지는 전략·전술의 교훈

전략과 전술의 구분부터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자원 배분, 실시간 적응, 리더십까지 — 경기장에서 검증된 원리를 경영 현장으로 옮기는 여섯 가지 장면


2026년 6월, 북중미 대륙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월드컵이 막을 올렸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개국이 공동 개최한 이번 대회는 사상 처음으로 48개국이 본선에 참가하며 총 104경기로 치러진다. 6월 11일 개막해 7월 19일 뉴욕·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결승을 치르는 39일간의 대장정이다. 한국 대표팀은 A조에 편성되어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체코와 한 조를 이뤘으며, 한국시간 6월 12일 과달라하라에서 체코를 상대로 첫 경기를 치르며 조별리그 일정을 시작했다. 개막전에 이어 조별리그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지금, 전 세계의 시선은 단순한 승패를 넘어 각 팀이 보여주는 전략과 전술의 정교함에 쏠려 있다.

흥미로운 점은 월드컵의 경기장이 기업 경영의 축소판이라는 사실이다. 한정된 시간과 자원 안에서 명확한 목표를 향해 조직 전체가 움직이고, 상대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해 자신의 자원을 최적 배치하며, 예측하지 못한 변수 앞에서 실시간으로 의사결정을 내린다. 90분이라는 압축된 시간 속에 벌어지는 이 모든 과정은 분기 단위로, 연 단위로 펼쳐지는 기업의 경영 활동과 본질적으로 닮아 있다. 그렇다면 경영자는 이 대회에서 무엇을 구체적으로 배우고, 어떻게 자기 조직에 적용할 수 있을까. 이번 아티클에서는 월드컵의 여섯 가지 장면에서 경영 인사이트를 끌어내고, 각 장면마다 우리 조직을 비춰볼 수 있는 시선을 함께 제시한다.


전략과 전술의 구분, 그것이 첫 번째 교훈이다

월드컵에서 승리하는 팀과 그렇지 못한 팀을 가르는 첫 번째 기준은 전략과 전술을 명확히 구분하느냐의 여부다. 전략은 대회 전체를 관통하는 큰 방향성이다. 어떤 색깔의 축구를 할 것인가, 조별리그 세 경기를 어떻게 배분해 운영할 것인가, 어떤 선수를 핵심 자원으로 삼을 것인가 하는 결정이 전략의 영역이다. 반면 전술은 개별 경기에서 그 전략을 구현하는 구체적 실행 방법이다. 어떤 포메이션을 세울 것인가, 상대의 측면 공격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후반 몇 분에 어떤 교체 카드를 쓸 것인가가 전술이다.

많은 팀이 실패하는 이유는 전술은 화려하지만 전략이 부재하거나, 전략은 거창하지만 전술이 따라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명확한 장기 비전 없이 단기 실적에만 매달리는 조직은 매 분기 전술적 성과를 거두더라도 방향을 잃는다. 반대로 원대한 비전을 선포하지만 이를 현장에서 실행할 구체적 방법론이 없는 조직은 구호만 남고 결과가 따라오지 않는다. 좋은 감독이 전략과 전술을 분리해 사고하면서도 둘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듯, 좋은 경영자 역시 비전과 실행을 구분하되 일관되게 정렬시켜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 FIFA가 도입한 새로운 토너먼트 대진 방식은 전략적 사고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경쟁 균형을 위해 최상위권으로 평가받는 팀들이 토너먼트 후반까지 서로 만나지 않도록 대진이 설계되었다. 이는 팀이 단지 눈앞의 경기만 보는 것이 아니라, 대회 전체의 큰 그림 속에서 자신의 위치와 경로를 읽어내야 함을 의미한다. 기업이 시장 전체의 경쟁 구도와 자사의 포지션을 입체적으로 파악해야 하는 것과 정확히 같은 원리다.

경영 인사이트

여기서 경영자가 가장 먼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우리 조직의 장기 비전을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비전이 이번 분기의 실행 과제와 실제로 연결되어 있는가. 많은 조직이 멋진 비전 선언문을 벽에 걸어두지만, 정작 현장의 일상적 의사결정은 그 비전과 무관하게 흘러간다. 전략과 전술이 따로 노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래서 분기마다 실적을 점검하는 자리와 별개로, 방향성 자체를 다시 묻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지금 잘 달리고 있는가가 아니라, 애초에 올바른 방향으로 달리고 있는가를 묻는 자리다. 또한 경쟁사의 다음 한 수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시장 전체의 판도 속에서 우리의 위치를 먼저 정의하는 시야가 전략적 사고의 출발점이 된다. 눈앞의 한 경기가 아니라 대회 전체를 읽는 감독의 눈이 경영자에게도 필요하다.



데이터가 직관을 대체하는 시대, 의사결정의 근거가 바뀌었다

현대 축구의 가장 큰 변화는 감독의 직관에 의존하던 의사결정이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접근으로 진화했다는 점이다. 오늘날 최고 수준의 팀들은 경기 영상, 선수 통계, 실시간 추적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전략을 수립한다. 패스 정확도, 점유율, 히트맵, 선수별 활동 거리 같은 지표들이 객관적인 렌즈가 되어 상대의 약점을 공략하고 자기 팀의 강점을 강화하는 근거를 제공한다.

축구 데이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특정 선수의 경기 중 행동을 기록하는 이벤트 데이터와, 모든 선수의 위치와 움직임을 추적하는 트래킹 데이터다. 이벤트 데이터를 통해 세트피스의 효과나 개별 선수의 시즌 성과를 깊이 있게 분석할 수 있고, 트래킹 데이터를 통해서는 상대의 취약점을 드러내는 공간과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선수 영입 단계에서도 이러한 데이터는 단순히 기술적 능력만이 아니라, 그 선수의 스타일이 팀의 전술 철학에 얼마나 부합하는지까지 평가하게 해준다.

이는 데이터 기반 경영이 기업에 가져온 변화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과거의 경영이 경험 많은 임원의 감과 통찰에 크게 의존했다면, 오늘날의 의사결정은 시장 데이터, 고객 행동 분석, 운영 지표를 통합한 객관적 근거 위에 서 있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가 직관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뛰어난 감독은 데이터를 읽되 그것을 맥락 속에서 해석하고 최종 판단을 내린다. 데이터는 더 나은 질문을 던지게 하고 더 정교한 가설을 세우게 하지만, 그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행동으로 옮길지는 여전히 리더의 몫이다. 데이터만 쌓아두고 의사결정에 활용하지 못하는 조직은, 방대한 경기 분석 자료를 가지고도 경기장에서 활용하지 못하는 팀과 다르지 않다.

데이터 활용에서 한 가지 더 짚어야 할 함정은 측정 가능한 것에만 집중하는 편향이다. 패스 횟수나 점유율 같은 지표는 측정하기 쉽지만, 그것이 곧 승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점유율이 높은 팀이 경기에서 지는 경우는 흔하다. 마찬가지로 기업도 측정이 쉬운 지표에만 매달리다 보면 정작 중요한 본질을 놓칠 수 있다. 매출이나 트래픽 같은 표면적 숫자가 좋아 보여도, 고객 충성도나 브랜드 신뢰 같은 측정하기 어려운 요소가 무너지고 있다면 그 성과는 신기루에 불과하다. 데이터를 다루는 리더의 진정한 역량은 어떤 지표가 실제 성과와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가려내는 분별력에 있다. 화려한 숫자의 향연 속에서 진짜 신호와 단순한 소음을 구분하는 것, 그것이 데이터 시대 의사결정의 핵심이다.

경영 인사이트

데이터 경영의 시대에 리더가 빠지기 쉬운 두 가지 함정이 있다. 하나는 데이터가 없는데도 감으로 결정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데이터에 압도되어 판단을 데이터에 떠넘기는 것이다. 두 극단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 우리 조직이 내리는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하나를 떠올려보자. 그 판단을 뒷받침하는 데이터가 무엇인지 분명히 말할 수 있는가. 만약 근거가 비어 있다면, 결정을 미루더라도 그 데이터부터 확보하는 것이 옳다. 동시에 보고서에 빼곡히 담긴 지표들을 냉정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중에는 실제 성과와 인과관계가 검증된 지표도 있지만, 단지 측정하기 쉽고 보기 좋아서 자리를 차지한 숫자도 적지 않다. 점유율이 높아도 경기에서 지듯, 표면적으로 좋아 보이는 숫자가 조직의 진짜 건강을 가리고 있을 수 있다. 결국 데이터는 더 나은 질문을 던지게 해주는 도구일 뿐,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행동으로 옮길지는 끝까지 리더의 몫으로 남는다.



포지셔널 플레이가 알려주는 조직 설계의 원리

스페인 계열 전술 철학에서 출발한 포지셔널 플레이는 현대 축구 조직 운영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 방식의 핵심은 단순히 공을 패스로 연결하는 데 있지 않고, 공간 구조와 점유를 중시하는 데 있다. 팀 전체가 경기장의 지형을 의식하면서 수비, 중앙, 공격 구간의 라인을 정렬하고, 삼각형 패스 구조를 유지한다. 상대 수비 구조에 틈을 만들고 그 공간을 통해 돌파하거나 침투하는 것이다.

포지셔널 플레이가 경영에 주는 가장 큰 시사점은 개인의 능력보다 구조와 배치가 성과를 결정한다는 통찰이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잘못된 위치에 있으면 그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반대로 평범한 선수라도 올바른 구조 속에 배치되면 팀 전체의 흐름 안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다. 페이크 동선, 위치 교환, 패스 루트 선택이 유기적으로 얽히면서 단조로운 롱패스 축구를 방지하고 안정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한다.

기업 조직도 마찬가지다.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인재가 어떤 구조 안에서, 어떤 동료들과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어 일하느냐가 실제 성과를 좌우한다. 부서 간 협업 구조가 삼각형의 패스 길처럼 유기적으로 설계되어 있는지, 정보와 자원이 막힘없이 흐르는 공간이 확보되어 있는지가 조직 경쟁력의 본질이다. 현대 축구에서 단 하나의 고정된 포지션만 정형화된 움직임으로 유지되는 경우가 거의 없듯, 변화가 빠른 시장에서 경직된 역할 구분에 갇힌 조직은 살아남기 어렵다.

경영 인사이트

뛰어난 인재를 영입하는 것은 분명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성과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포지셔널 플레이가 가르쳐주듯, 같은 선수라도 어떤 구조 안에 배치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새 인재를 데려오기에 앞서, 그 사람이 일하게 될 구조와 협업 동선이 제대로 준비되어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아무리 좋은 공격수도 패스가 연결되지 않으면 고립되듯, 아무리 유능한 인재도 정보와 자원이 막힌 자리에 놓이면 제 기량을 펴지 못한다. 조직 안에서 정보와 자원이 어디서 막히는지를 찾아내고 그 길을 뚫는 일은, 새 사람을 뽑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경영 과제다. 더불어 역할 정의가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지는 않은지도 돌아볼 일이다. 현대 축구에서 고정된 포지션만 고집하는 선수가 살아남기 어렵듯, 변화가 빠른 시장에서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조직이 더 강하다.



조별리그 운영에서 배우는 자원 배분의 지혜

한국 대표팀처럼 조별리그 세 경기를 치르는 팀은 매 경기를 동일한 강도로 임할 수 없다는 현실적 제약에 직면한다. 모든 경기에 핵심 선수를 풀가동하면 토너먼트에 도달하기도 전에 체력이 고갈된다. 따라서 상대의 전력, 경기 일정, 자기 팀의 상황을 종합해 어느 경기에 자원을 집중하고 어느 경기에서 여유를 둘지 전략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멕시코 현지의 높은 고도와 시차 같은 환경적 변수까지 계산에 넣어야 하는 것이 현대 월드컵의 냉혹한 현실이다.

이것은 기업의 자원 배분 의사결정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 한정된 예산, 인력, 시간을 모든 사업에 균등하게 분배하는 것은 미덕이 아니라 무전략이다. 어떤 프로젝트가 회사의 미래를 좌우하는 결정적 승부처인지, 어떤 사업은 최소한의 자원으로 현상을 유지해도 되는지를 판단하고 자원을 차등 배분하는 것이 경영자의 핵심 역량이다. 모든 곳에 힘을 분산하면 어디에서도 결정적 우위를 만들지 못한다. 승부처를 식별하고 그곳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의 원리는 경기장과 시장에서 동일하게 작동한다.

자원 배분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시간이라는 변수다. 조별리그에서 첫 경기의 결과는 이후 두 경기의 운영 방식을 완전히 바꾼다. 이번 대회는 12개 조 각 1·2위 24팀이 자동으로 32강에 오르고, 조 3위 중 성적 상위 8팀이 추가로 진출하는 방식이다. 첫 경기에서 승점을 확보한 팀은 다음 경기를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할 여유를 갖지만, 패배한 팀은 남은 경기에서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한국 대표팀의 첫 경기 결과가 이후 대회 운영의 출발선을 결정하는 것처럼, 기업의 초기 의사결정은 이후 모든 선택의 조건을 규정한다. 신제품 출시 초기의 시장 반응, 신규 사업의 첫 분기 실적은 단순한 하나의 결과가 아니라 이후 전략 전체의 토대가 된다. 그래서 노련한 경영자는 초기 단계일수록 더 신중하게,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는 과감하게 자원을 투입한다.

또한 자원 배분은 한 번 정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경기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재조정되는 동적 과정이다. 경기 중반 예상보다 점유율을 빼앗기면 자원의 무게중심을 수비로 옮기고, 반대로 흐름을 잡으면 공격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한다. 기업의 자원 배분 역시 연초에 세운 예산을 그대로 집행하는 정적인 활동이 아니다. 시장의 반응과 경쟁 환경의 변화를 읽으며 분기마다, 때로는 월 단위로 자원의 흐름을 다시 설계할 수 있는 유연성이 진정한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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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배분은 경영자의 가장 본질적인 책무이자, 가장 많은 조직이 어려워하는 영역이다. 핵심은 냉정한 구분에 있다. 올해 우리가 가진 예산과 인력 중에서, 회사의 미래를 좌우할 결정적 승부처가 어디이고 최소한의 자원으로 현상을 유지해도 될 영역이 어디인지를 명확히 갈라내야 한다. 모든 사업에 자원을 골고루 나눠주는 것은 공평해 보이지만, 사실은 어디에서도 결정적 우위를 만들지 못하는 무전략에 가깝다. 그것은 배분이 아니라 결정의 회피다. 또 하나 기억할 것은 자원 배분이 연초에 한 번 정하면 끝나는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경기 흐름에 따라 무게중심을 옮기는 감독처럼, 경영자도 시장의 반응과 경쟁 환경의 변화를 읽으며 분기마다, 필요하다면 더 짧은 주기로 자원의 흐름을 다시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연초 예산을 끝까지 고수하는 경직성보다, 상황에 맞게 재조정하는 유연성이 진짜 경쟁력이다.



교체 카드와 위기관리, 실시간 적응의 기술

축구 경기에서 감독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는 교체 카드다. 경기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상대가 예상과 다른 전술을 들고나왔을 때, 감독은 선수 교체와 포메이션 변경을 통해 흐름을 뒤집는다. 후반 막바지 한 장의 교체 카드가 경기의 결과를 완전히 바꾸는 장면을 우리는 수없이 목격해왔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가 즉흥적 도박이 아니라, 경기 전 준비된 여러 시나리오 중 상황에 맞는 카드를 꺼내는 계산된 적응이라는 점이다.

이번 대회 개막전부터 우리는 강팀이 예상 밖의 고전을 하거나 약체로 평가받던 팀이 강호를 상대로 비기는 장면을 여러 차례 보았다. 이는 사전에 아무리 완벽한 전략을 세워도, 실제 경기에서는 끊임없는 조정과 적응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경영 환경 역시 마찬가지다. 정교하게 수립한 사업 계획도 시장에 진입하는 순간 예상치 못한 변수들과 충돌한다. 경쟁사의 갑작스러운 가격 인하, 규제 환경의 변화, 소비자 트렌드의 급변 앞에서 리더는 준비된 대안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방향을 조정해야 한다.

핵심은 적응의 속도와 준비의 깊이다. 좋은 팀은 한 가지 계획만 가지고 경기에 들어가지 않는다. 상대가 이렇게 나오면 이렇게, 저렇게 나오면 저렇게 대응할 복수의 시나리오를 미리 준비한다. 기업도 단일한 미래만 상정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능한 시나리오를 그려두고 각 상황에 맞는 대응책을 준비하는 시나리오 경영을 체화해야 한다. 위기는 준비된 조직에게는 기회가 되고, 준비되지 않은 조직에게는 재앙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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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계획이 시장에서 그대로 실현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래서 좋은 조직은 하나의 계획이 아니라 여러 갈래의 시나리오를 미리 그려둔다. 경쟁사가 가격을 내리면 어떻게, 규제가 바뀌면 어떻게, 수요가 급변하면 어떻게 대응할지를 평소에 준비해두는 것이다. 감독이 경기 전 여러 교체 카드를 머릿속에 정리해두듯, 경영자도 계획이 어긋났을 때 흐름을 바꿀 자기만의 카드가 무엇인지 미리 정의해둘 필요가 있다. 위기 상황에서 진짜 차이를 만드는 것은 대응의 화려함이 아니라 속도와 준비의 깊이다. 같은 위기를 맞아도 준비된 조직은 그것을 기회로 바꾸고, 준비되지 않은 조직은 재앙으로 맞는다. 평소에 시나리오를 그려보는 훈련 자체가, 위기가 닥쳤을 때 당황하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조직의 근육을 길러준다.


리더십, 동기부여, 그리고 팀의 정체성

전술과 데이터가 아무리 정교해도, 결국 그것을 경기장에서 실행하는 것은 사람이다. 월드컵의 명승부 뒤에는 언제나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리더십과, 한계 상황에서 한 걸음 더 뛰게 만드는 동기부여가 있다. 감독이 그라운드 밖에서 만들어내는 것은 단순한 전술 지시가 아니라, 팀이 공유하는 정체성과 목표 의식이다. 같은 색깔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개인의 영광보다 팀의 승리를 우선할 때 비로소 전술이 살아 움직인다.

기업의 리더가 배워야 할 가장 깊은 교훈이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아무리 훌륭한 전략과 데이터 시스템을 갖추어도, 구성원들이 조직의 목표를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 모든 것은 종이 위의 계획에 머문다. 리더의 역할은 명령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제시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도록 동기를 불어넣는 것이다. 월드컵에서 약체로 평가받던 팀이 강호를 무너뜨리는 이변의 배경에는 거의 예외 없이 강력한 팀 정체성과 결속력이 있었다.

동기부여의 방식에도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 뛰어난 감독은 모든 선수를 동일한 방식으로 대하지 않는다. 어떤 선수는 격려로, 어떤 선수는 도전적 과제로, 또 어떤 선수는 신뢰의 표현으로 최고의 기량을 끌어낸다. 선수 개개인의 성향과 상황을 읽어 그에 맞는 동기부여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다. 조직의 리더 역시 구성원을 획일적으로 관리하려는 유혹을 경계해야 한다. 세대와 가치관이 다양해진 오늘날의 일터에서, 한 가지 방식의 동기부여로 모든 구성원을 움직이려는 시도는 한계에 부딪힌다. 각자가 무엇에 의해 움직이는지를 이해하고 맞춤형으로 접근하는 섬세함이 리더십의 수준을 가른다.

정체성의 측면에서도 배울 점이 있다. 강한 팀은 위기의 순간일수록 자신들이 어떤 축구를 하는 팀인지를 잊지 않는다. 점수를 내줘 흔들리는 순간에도 팀의 철학과 정체성을 유지할 때 비로소 반등의 발판이 마련된다. 기업도 외부 충격이나 실적 부진의 시기에 자사의 핵심 가치와 정체성을 지켜내느냐가 회복력을 결정한다. 단기적 압박 앞에서 정체성을 쉽게 버리는 조직은 위기를 넘기더라도 자신이 누구인지를 잃고, 그것이 더 큰 위기의 씨앗이 된다.

경영 인사이트

전략도 데이터도 자원 배분도, 결국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사람이다. 그래서 리더가 마지막으로 붙들어야 할 것은 구성원의 마음이다. 아무리 정교한 계획도 구성원이 그것을 자기 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종이 위에 머문다. 리더의 역할은 명령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방향과 의미를 제시하고, 각자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게 만드는 것이다. 이때 한 가지 방식으로 모두를 움직이려는 시도는 오늘날의 다양한 일터에서 한계에 부딪힌다. 어떤 사람은 격려에, 어떤 사람은 도전적 과제에, 또 어떤 사람은 신뢰의 표현에 움직인다. 각자가 무엇에 의해 동기를 얻는지를 이해하고 그에 맞게 접근하는 섬세함이 리더십의 수준을 가른다. 그리고 실적이 흔들리는 시기일수록, 회사가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 조직인지를 잊지 않는 것이 회복력의 출발점이 된다. 단기적 압박에 밀려 정체성을 쉽게 버린 조직은 위기를 넘기더라도 자신이 누구였는지를 잃는다.



승패를 넘어, 경기에서 경영을 읽는 안목

2026 월드컵은 앞으로 한 달간 수많은 드라마와 교훈을 만들어낼 것이다. 우리가 이 대회를 단순히 응원의 대상으로만 소비한다면 90분의 흥분으로 끝나겠지만, 전략가의 눈으로 관찰한다면 경영에 적용할 풍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전략과 전술의 구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구조 중심의 조직 설계, 자원의 선택과 집중, 실시간 적응 능력, 그리고 사람을 움직이는 리더십까지. 경기장에서 검증되는 이 원리들은 시장이라는 또 다른 경기장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한다.

물론 축구와 경영이 완벽히 같은 것은 아니다. 축구는 명확한 규칙과 정해진 시간 안에서 벌어지지만, 경영은 규칙이 끊임없이 바뀌고 끝이 정해지지 않은 게임이다. 그럼에도 한정된 자원으로 목표를 향해 조직을 움직이고, 경쟁자를 분석하며, 변화에 적응하고, 사람을 이끄는 본질만큼은 다르지 않다. 이번 월드컵을 지켜보는 모든 경영자와 리더가, 환호와 탄식 사이에서 자기 조직에 적용할 한 가지 교훈이라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위대한 팀은 경기장에서 만들어지고, 위대한 기업은 시장에서 증명된다. 그리고 그 두 무대를 관통하는 원리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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