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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과 직원, 조직에서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몰입하지 않는 직원, 전 세계 GDP를 갉아먹고 있다 저성과 문제의 규모를 보여주는 가장 권위 있는 데이터는 갤럽의 연례 '글로벌 직장 현황(State of the Global Workplace)' 보고서다. 조직 내 저성과자의 상당수는 '능력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몰입이 꺼진 사람'이며, 그 스위치를 쥐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관리자라는 점이다. 갤럽이 지적했듯 팀 몰입도의 대부분이 관리자에게서 비롯된다면, 특정 부서에서 저성과자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현상은 직원이 아니라 그 부서의 리더십을 점검하라는 신호로 읽어야 한다.

박소유 책임기자입력 2026년 6월 11일수정 2026년 6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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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가 팀원들과 성과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팀 몰입도 편차의 약 70%는 관리자 요인에서 비롯된다.[사진 = KBR 자료사진]
관리자가 팀원들과 성과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팀 몰입도 편차의 약 70%는 관리자 요인에서 비롯된다.[사진 = KBR 자료사진]

몰입하지 않는 직원, 전 세계 GDP를 갉아먹고 있다 저성과 문제의 규모를 보여주는 가장 권위 있는 데이터는 갤럽의 연례 '글로벌 직장 현황(State of the Global Workplace)' 보고서다. 조직 내 저성과자의 상당수는 '능력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몰입이 꺼진 사람'이며, 그 스위치를 쥐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관리자라는 점이다. 갤럽이 지적했듯 팀 몰입도의 대부분이 관리자에게서 비롯된다면, 특정 부서에서 저성과자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현상은 직원이 아니라 그 부서의 리더십을 점검하라는 신호로 읽어야 한다.


'내보내는 기술'이 아니라 '되살리는 시스템'이 먼저다… 법원이 요구하는 기준과 글로벌 데이터가 가리키는 해법


어느 조직에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직원이 존재한다. 문제는 그 자체가 아니라, 대부분의 조직이 이 문제를 '다루지 않는 방식'으로 다룬다는 데 있다. 관리자는 불편한 대화를 미루고, 인사부서는 평가 등급만 기록하며, 경영진은 어느 날 갑자기 '정리'를 지시한다. 그 사이 저성과는 한 사람의 문제에서 팀 전체의 문제로 번진다. 2026년 현재, 저성과자 관리는 더 이상 온정과 결단 사이의 선택 문제가 아니다. 법원이 요구하는 절차적 기준은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고, 글로벌 데이터는 저성과의 상당 부분이 직원 개인이 아닌 관리 시스템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몰입하지 않는 직원, 전 세계 GDP를 갉아먹고 있다

저성과 문제의 규모를 보여주는 가장 권위 있는 데이터는 갤럽의 연례 '글로벌 직장 현황(State of the Global Workplace)' 보고서다.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직원 중 업무에 몰입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21%에 그쳤다.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나타난 의미 있는 하락이며, 갤럽은 이로 인한 생산성 손실을 약 4,380억 달러 규모로 추정했다. 2026년 보고서에서는 이 수치가 20%까지 내려가며 하락세가 이어졌다.

더 주목할 대목은 하락을 주도한 집단이다. 일반 직원이 아니라 관리자였다. 갤럽 조사에서 관리자 몰입도는 2023년 30%에서 2024년 27%로, 다시 2025년에는 22%로 떨어졌다. 과거 관리자들이 누리던 이른바 '몰입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갤럽은 팀 몰입도 편차의 약 70%가 관리자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해 왔다. 관리자가 흔들리면 팀이 흔들리고, 팀이 흔들리면 저성과자가 늘어나는 구조다. 한국의 상황은 더 무겁다. 갤럽의 2024년 보고서 기준 한국 직장인의 업무 몰입 비율은 13% 안팎으로, 세계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이 데이터가 경영진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조직 내 저성과자의 상당수는 '능력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몰입이 꺼진 사람'이며, 그 스위치를 쥐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관리자라는 점이다. 저성과자 관리의 출발점이 개인 평가가 아니라 관리 역량 점검이어야 하는 이유다.


법원이 요구하는 다섯 가지 관문

한국에서 저성과자 관리를 논할 때 반드시 짚어야 할 기준점은 2021년 2월 대법원 판결(2018다253680)이다.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저성과를 이유로 한 해고가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한 요건을 체계적으로 제시했다. 

첫째, 취업규칙 등에 저성과를 해고 사유로 삼을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있어야 한다.
둘째, 저성과 판단의 근거가 된 평가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다른 직원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넘어, 상당 기간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소한에도 미치지 못해야 한다.
넷째, 교육훈련이나 전환배치 등 개선 기회를 부여했음에도 개선되지 않아 향후 개선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려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사정을 종합할 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핵심은 '상대평가 하위 등급'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이다. 법원은 다른 직원과 비교한 상대적 부진이 아니라, 직무 수행에 필요한 최소 수준에 미달하는 실질적 부진을 요구한다. 매년 하위 10%에 누군가는 반드시 포함되는 강제 배분식 평가 결과만으로 해고를 정당화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후 판결들도 같은 흐름을 보인다. 

2023년 12월 대법원은 장기간 체계적인 성과관리를 실시하고 여러 차례 개선 기회를 부여한 사안에서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환송했다(2021두33470). 반면 같은 시기에도 평가의 공정성이나 개선 기회 부여가 부족했던 사안에서는 해고가 무효로 판단됐다. 결국 법원이 보는 것은 해고라는 결과가 아니라, 그에 이르기까지 회사가 밟은 과정 전체다.


PIP, 양날의 칼이 된 성과개선 프로그램

이 같은 판례 흐름 속에서 많은 기업이 도입한 것이 성과향상 프로그램, 이른바 PIP(Performance Improvement Program)다. 저성과자에게 일정 기간 목표와 교육, 코칭을 제공하고 개선 여부를 측정하는 제도다. 실제로 법원은 제대로 설계되고 운영된 PIP를 개선 기회 부여의 핵심 증거로 인정해 왔다. 2023년을 전후해 대기업의 저성과자 프로그램 운영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취지의 판결이 이어지면서, 과거 대기업 중심이던 PIP가 중견·중소기업으로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PIP는 운영 방식에 따라 정반대의 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개선이라는 명분 아래 사실상 퇴직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변질될 경우,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되거나 불법행위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한 시중은행이 저성과자 관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직원 의사에 반하는 사회봉사활동을 시키자, 법원은 이를 불법행위로 보고 회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모욕감을 주는 업무 배제나 형식적인 교육 제공 역시 '개선 기회를 부여했다'는 평가를 받기 어렵다. 법조계에서는 평가, 개선 기회 부여, 재평가의 전 과정을 충실히 밟을 경우 저성과자 해고까지 통상 수년이 소요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PIP는 빠른 퇴출 도구가 아니라, 오랜 시간과 비용을 들여 공정성을 입증하는 절차라는 점을 경영진이 먼저 받아들여야 한다.


저성과의 원인은 생각보다 자주 '시스템'에 있다

법적 절차 이전에 던져야 할 질문이 있다. 그 직원은 왜 저성과자가 되었는가. 맥킨지의 연구는 성과관리를 잘하는 기업이 경쟁사 대비 4.2배 높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동시에 많은 조직의 성과관리가 직원들에게 관료적이고 불공정하게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맥킨지 조사에서 성과관리 시스템이 공정하다고 인식한 응답자의 60%는 그 시스템이 효과적이라고도 답했다. 공정성에 대한 인식이 제도의 실효성을 좌우한다는 뜻이다.

실무적으로 저성과의 원인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역량의 문제, 동기의 문제, 그리고 환경의 문제다. 역량 부족이라면 교육과 코칭이, 동기 저하라면 역할 재설계와 인정 체계가, 직무 불일치나 관리자와의 갈등 같은 환경 문제라면 전환배치가 우선적인 처방이 된다. 이 진단 없이 모든 저성과자에게 동일한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것은, 병명을 모른 채 같은 약을 처방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갤럽이 지적했듯 팀 몰입도의 대부분이 관리자에게서 비롯된다면, 특정 부서에서 저성과자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현상은 직원이 아니라 그 부서의 리더십을 점검하라는 신호로 읽어야 한다.


경영진을 위한 실행 원칙: 기록, 대화, 그리고 일관성

이상의 법리와 데이터를 종합하면 저성과자 관리의 실행 원칙은 비교적 분명해진다. 첫째, 기대 수준의 명문화다. 직무별로 기대되는 성과 기준이 사전에 공유되어 있지 않다면, 어떤 평가도 공정성을 주장하기 어렵다. 둘째, 조기의 솔직한 대화다. 저성과 신호가 보이는 즉시 구체적 사실에 기반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그 내용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연말 평가에서 갑자기 낮은 등급을 통보하는 방식은 직원에게는 배신감을, 회사에는 법적 취약성을 남긴다. 셋째, 개선 기회의 실질성이다. 법원은 시간만 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 능력 향상이 가능하도록 교육과 지원을 제공했는지를 본다. 넷째, 절차의 일관성이다. 같은 수준의 저성과에 대해 어떤 직원에게는 관대하고 어떤 직원에게는 엄격하다면, 그 자체가 평가의 객관성을 무너뜨린다.

마지막으로 강조할 것은 분리와 회복의 균형이다. 모든 절차를 거쳤음에도 개선되지 않는 경우, 고용관계의 종료는 조직과 본인 모두를 위한 결론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단계에 이르기 전, 조직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우리는 이 직원이 성과를 낼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었는가. 갤럽의 데이터가 보여주듯 몰입의 열쇠는 관리자에게 있고, 법원의 판례가 보여주듯 해고의 정당성은 회사가 밟은 과정에서 나온다. 

저성과자 관리의 본질은 사람을 골라내는 기술이 아니라, 누구도 쉽게 저성과자가 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다. 그 시스템을 갖춘 조직만이 불가피한 이별의 순간에도 법적 리스크와 조직 신뢰의 훼손 없이 결정을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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