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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AX, 무엇을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 — 성과를 가르는 5가지 조건

AX(AI 전환)는 도입률이 오르는 것과 별개로 성과를 내는 기업은 소수에 그치고 있다. 국내 AI 도입률은 37.1%(대기업 65.1%, 중소기업 35.6%)이지만, 글로벌 기업의 90%가 투자해도 실제 재무 성과를 거둔 곳은 40% 수준에 불과하다. 성공적인 AX의 핵심은 도구 도입이 아니라 업무 흐름(워크플로) 자체를 재설계하는 것이며, 데이터 정비·거버넌스 체계·조직 구성원의 준비가 뒷받침돼야 한다.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미리 정의해야 파일럿이 전사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을 따라 하기보다 '가장 아픈 업무 하나'부터 작게 시작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결국 AX는 기술 프로젝트가 아니라 조직 변혁 프로젝트이며, 워크플로·데이터·거버넌스·사람·측정이라는 기본기를 순서대로 갖추는 조직이 승부를 가른다.

강지혜 선임기자입력 2026년 7월 18일수정 2026년 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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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가 통합된 신규 워크플로를 점검하는 실무자. 기존 수작업 프로세스를 걷어내고, 데이터 기반 자동화 흐름을 다시 설계하는 것이 AX의 출발점이다.[사진 = KBR 자료사진]
AI 에이전트가 통합된 신규 워크플로를 점검하는 실무자. 기존 수작업 프로세스를 걷어내고, 데이터 기반 자동화 흐름을 다시 설계하는 것이 AX의 출발점이다.[사진 = KBR 자료사진]

AX(AI 전환)는 도입률이 오르는 것과 별개로 성과를 내는 기업은 소수에 그치고 있다. 국내 AI 도입률은 37.1%(대기업 65.1%, 중소기업 35.6%)이지만, 글로벌 기업의 90%가 투자해도 실제 재무 성과를 거둔 곳은 40% 수준에 불과하다. 성공적인 AX의 핵심은 도구 도입이 아니라 업무 흐름(워크플로) 자체를 재설계하는 것이며, 데이터 정비·거버넌스 체계·조직 구성원의 준비가 뒷받침돼야 한다.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미리 정의해야 파일럿이 전사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을 따라 하기보다 '가장 아픈 업무 하나'부터 작게 시작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결국 AX는 기술 프로젝트가 아니라 조직 변혁 프로젝트이며, 워크플로·데이터·거버넌스·사람·측정이라는 기본기를 순서대로 갖추는 조직이 승부를 가른다.


AI 도입률은 오르는데 성과는 왜 갈리는가 — 워크플로 재설계, 데이터, 거버넌스, 사람이라는 네 가지 성공 조건


AX(AI Transformation, AI 전환)는 이제 특정 산업의 유행어가 아니라 기업 경영의 기본 전제가 됐다. 생성형 AI가 문서 요약과 초안 작성을 넘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까지 수행하는 에이전틱 AI 단계로 진화하면서, 기업이 일하는 방식 자체가 다시 설계되고 있다. 그러나 도입률이 올라가는 속도만큼 성과가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많은 기업이 AI에 투자하고도 재무적 성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 격차는 기술력이 아니라 조직의 실행 방식에서 갈리고 있다. 성공적인 AX란 무엇이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 국내외 데이터를 토대로 짚어본다.


도입은 늘었지만 성과는 갈린다

먼저 현실을 정확히 볼 필요가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전국 685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7.1%가 AI를 실제 사업에 도입해 활용 중이라고 답했다. 대기업의 도입률은 65.1%에 달했지만 중소기업은 35.6% 수준에 그쳤다. 중소기업중앙회의 2024년 말 실태조사에서는 중소기업의 94.7%가 AI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고, 그 이유로 80.7%가 "사업에 AI가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기술이나 비용 이전에 'AI가 우리 사업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체감 자체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글로벌 지형도 비슷하다.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약 90%가 AI 기술에 투자하고 있지만 실제 재무적 성과를 거둔 기업은 40% 수준에 머문다. 맥킨지는 그 핵심 원인으로 '전체 업무 흐름(워크플로)의 재설계 실패'를 지목했다. 시스코의 2025년 AI 준비지수 조사에서도 AI 가치 창출을 선도하는 '선두주자' 기업의 비중은 전 세계 13%, 한국은 8%에 그쳤다. 요컨대 AX의 병목은 더 이상 '도입 여부'가 아니라 '도입 이후'에 있다.

변화의 방향도 뚜렷하다. 맥킨지의 2025년 AI 현황 조사에서는 응답 기업의 62%가 AI 에이전트를 실험하고 있으며, 23%는 특정 부서 차원에서 이미 확장 단계에 들어섰다고 답했다. 질문에 답하는 챗봇의 시대를 지나, 목표를 부여받으면 계획 수립과 실행, 피드백까지 스스로 수행하는 에이전트가 업무 현장에 들어오고 있다는 뜻이다. 이 흐름은 AX의 난이도를 한 단계 끌어올린다. 도구를 배포하는 문제가 아니라, AI에게 어디까지 권한을 위임하고 어떤 지점에서 인간이 개입할지를 조직 차원에서 결정해야 하는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첫 번째 조건: 도구 도입이 아니라 워크플로 재설계

성과를 내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가장 큰 차이는, AI를 기존 업무에 '덧붙였는가' 아니면 업무 자체를 '다시 설계했는가'에 있다. 기존 프로세스를 그대로 둔 채 AI 도구만 얹으면, 직원 개개인의 작업 시간이 일부 줄어들 뿐 조직 전체의 처리 속도와 품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AI로 단축된 시간이 승인 대기, 중복 검토, 수작업 이관 같은 병목에서 다시 소모되기 때문이다.

반면 고성과 기업들은 AI 에이전트와 인간이 협업하는 방식을 처음부터 다시 그린다. 예를 들어 고객 서비스 영역에서는 AI가 1차 문제 해결과 일정 범위의 의사결정 권한을 갖고, 인간 상담원은 AI가 해결하지 못한 복잡한 예외 상황이나 감정적 교감이 필요한 영역을 전담하도록 역할을 재편하는 식이다. 핵심 질문은 "어떤 AI 도구를 살 것인가"가 아니라 "이 업무의 시작부터 끝까지, 어느 구간을 AI에 맡기고 어느 구간에서 사람이 판단할 것인가"다.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진행되는 AX는 비용만 늘리는 파일럿의 반복으로 끝나기 쉽다.

해외 사례는 이 원칙이 실제 성과로 연결되는 방식을 보여준다. 유럽 유통 기업 테스코는 AI 최적화 엔진으로 유럽 내 15개 이상 물류 거점의 스케줄링을 자동화했다. 차량 제원, 운전자의 법정 휴게시간, 허브별 진입 제약 같은 수많은 변수를 AI가 동시에 계산해, 과거 수 시간이 걸리던 대규모 네트워크 스케줄링을 90분 안에 끝낸다. 그 결과 총 주행거리가 약 3% 줄고 트레일러 적재율은 2% 이상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점은 이 성과가 '기존 담당자가 AI 도구를 쓰게 된 것'이 아니라 '스케줄링이라는 업무 자체를 AI 중심으로 재구성한 것'에서 나왔다는 사실이다.


두 번째 조건: 데이터와 인프라라는 기초 체력

AX의 성패를 가르는 두 번째 축은 데이터다. AI는 조직이 가진 데이터의 품질 이상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부서별로 흩어진 데이터, 정의가 제각각인 지표, 접근 권한이 정리되지 않은 시스템 위에서는 어떤 고성능 모델을 도입해도 신뢰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기 어렵다. 실제로 AI 프로젝트가 파일럿 단계에서 멈추는 흔한 이유 중 하나가 모델 성능이 아니라 '모델에 넣을 데이터가 준비되지 않았다'는 문제다.

따라서 성공적인 AX를 원하는 기업이라면 화려한 활용 사례보다 먼저 데이터 인벤토리 점검, 핵심 지표의 표준화, 보안과 접근 권한 체계 정비에 착수해야 한다. 시스코 조사에서 선두주자 기업의 99%는 명확한 AI 로드맵을 보유하고 있었고, 상당수가 AI 프로젝트를 즉시 확장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답했다. 인프라와 데이터라는 기초 체력이 갖춰진 조직만이 파일럿을 전사 확산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세 번째 조건: 거버넌스와 책임 구조

2026년 1월 22일 AI 기본법이 시행되면서, 국내 기업의 AX는 규제 준수라는 새로운 변수를 안게 됐다. 고영향 AI에 대한 관리 의무가 제도화된 만큼, AI를 '일단 써보는' 단계를 지나 '책임 있게 운영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어떤 업무에 AI를 쓸 수 있고 어떤 업무에는 인간의 최종 검토가 필수인지, AI가 낸 결과에 오류가 있을 때 누가 책임지고 어떻게 바로잡는지에 대한 내부 기준이 필요하다.

거버넌스는 흔히 혁신의 속도를 늦추는 장치로 오해되지만, 실제로는 반대다.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조직에서는 직원들이 AI 활용을 주저하거나, 반대로 검증되지 않은 방식으로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그림자 AI'가 확산된다. 활용 범위와 책임 소재가 분명할수록 현장은 오히려 과감하게 AI를 쓸 수 있다. 보안 역시 마찬가지다.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기업들은 AI의 보안 위협을 명확히 인식하고 이를 통제할 역량을 먼저 확보한 뒤, 그 위에서 활용 범위를 넓혀가는 순서를 따르고 있다.


네 번째 조건: 결국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

AX의 마지막 관문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 아무리 정교한 시스템을 구축해도 현장 구성원이 AI를 신뢰하지 않거나 사용법을 익히지 못하면 성과는 나오지 않는다. 특히 중간관리자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AI가 실무의 상당 부분을 처리하게 되면 관리자의 일은 '작업 지시와 확인'에서 'AI와 사람의 역할 배분, 예외 상황 판단, 결과 품질에 대한 최종 책임'으로 이동한다. 이 전환을 지원하는 교육과 평가 체계 없이 도구만 배포하면, 조직은 AI를 '추가 업무'로 받아들이게 된다.

경영진의 태도도 중요하다. AX를 IT 부서의 프로젝트로 위임하는 순간 실패 확률은 급격히 올라간다. 워크플로 재설계는 부서 간 역할과 권한을 건드리는 일이므로, 전사 차원의 우선순위 설정과 갈등 조정은 최고경영진만이 할 수 있다. 성공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CEO가 AX를 기술 과제가 아니라 경영 전략 과제로 정의하고, 분기 단위로 직접 점검한다는 데 있다.

정책 환경도 AX를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정부는 대규모 GPU 인프라 확보 사업을 추진하며 국가 차원의 AI 연산 기반을 확충하고 있고,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전 세계 제조 시설을 AI 중심 공장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국내 대기업들의 AX 로드맵도 구체화되고 있다. 인프라와 규제, 선도 기업의 투자가 동시에 움직이는 지금이야말로, 개별 기업이 자사의 AX 전략을 점검하고 실행에 옮길 적기라는 뜻이다.

다만 흔한 실패 패턴은 피해야 한다. 첫째는 '보여주기식 도입'이다. 경쟁사가 하니까, 이사회가 물어보니까 시작한 프로젝트는 목표가 불분명해 성과 판정 자체가 불가능하다. 둘째는 '전면전의 유혹'이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사 도입을 선언하면 현장의 피로와 반발만 쌓인다. 셋째는 '기술 부서 고립'이다. 현업의 문제 정의 없이 기술 부서가 단독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실제 업무와 겉도는 결과물을 낳기 쉽다. 성공한 AX는 예외 없이 현업의 구체적인 고통에서 출발했다.


다섯 번째 조건: 성과를 측정할 수 있어야 확산할 수 있다

많은 기업의 AX가 파일럿에서 멈추는 또 하나의 이유는 성과 측정 체계의 부재다. "직원들의 반응이 좋다", "업무가 편해진 것 같다" 수준의 정성적 평가만으로는 경영진이 다음 단계 투자를 결정할 근거가 되지 못한다. 처리 시간 단축, 오류율 감소, 건당 처리 비용, 고객 응답 속도처럼 도입 전후를 비교할 수 있는 지표를 파일럿 설계 단계에서 미리 정의해야 한다. 측정 지표가 없으면 성공한 파일럿도 확산의 근거를 잃고, 실패한 파일럿도 교훈을 남기지 못한다.

측정은 방어의 수단이기도 하다. AI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커질 때, 구체적인 수치는 프로젝트를 지켜내는 가장 강력한 언어가 된다. 반대로 성과가 확인되지 않는 프로젝트는 조기에 중단하는 결단도 필요하다. 성공한 AX 조직의 특징은 모든 시도가 성공했다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빨리 확인하고 자원을 성과가 나는 곳으로 재배치하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AX: 작게, 그러나 분명하게

중소기업의 94.7%가 AI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는 조사 결과는, 뒤집어 보면 그만큼 기회가 남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중소기업의 AX는 대기업의 축소판이 아니라 다른 게임이다. 전담 조직도, 대규모 인프라 투자 여력도 없는 조건에서는 '전사 전환'이 아니라 '가장 아픈 업무 하나'에서 시작하는 것이 맞다. 견적서 작성, 고객 문의 1차 응대, 반복 보고서 작성처럼 시간을 많이 잡아먹지만 판단의 난이도는 낮은 업무가 좋은 출발점이다.

이때 자체 개발보다 검증된 상용 서비스를 우선 활용하고, 성과가 확인된 뒤에 범위를 넓히는 접근이 현실적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AI 도입 지원 사업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만하다. 중요한 것은 규모가 아니라 완결성이다. 작은 업무 하나라도 도입, 측정, 개선의 사이클을 끝까지 돌려본 조직은 다음 확장에서 실패 확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무엇부터 시작할 것인가

정리하면 성공적인 AX의 공식은 의외로 단순하다. 첫째, 전사 도입이 아니라 성과가 측정 가능한 한두 개 핵심 업무를 골라 워크플로 자체를 재설계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둘째, 그 업무에 필요한 데이터를 정비하고 보안·접근 체계를 갖춘다. 셋째, AI의 활용 범위와 책임 구조를 문서화한 거버넌스를 세운다. 넷째,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구성원과 관리자를 먼저 교육하고, 성과가 확인되면 인접 업무로 확산한다.

시작 단계에서 던져야 할 질문도 명확하다. 우리 회사에서 가장 많은 시간이 소모되는 반복 업무는 무엇인가. 그 업무의 데이터는 어디에, 어떤 상태로 존재하는가. AI가 낸 결과를 누가, 어떤 기준으로 검증할 것인가. 성공과 실패를 무엇으로 판정할 것인가. 이 네 가지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파일럿을 시작할 준비가 된 것이고, 답할 수 없다면 도구 선정보다 먼저 이 답을 찾는 것이 순서다. AX의 출발점은 언제나 기술 카탈로그가 아니라 자기 조직에 대한 정직한 진단이다.

도입률 통계가 보여주듯 AI를 '쓰는' 기업은 이미 다수가 됐다. 이제 경쟁의 축은 AI로 '성과를 내는' 기업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은 최신 모델이 아니라, 업무를 다시 설계하고 데이터를 정비하며 사람을 준비시키는 지난한 경영의 과정이다. AX는 기술 프로젝트가 아니라 조직 변혁 프로젝트다. 워크플로 재설계, 데이터 정비, 거버넌스 수립, 사람의 준비, 성과 측정이라는 다섯 가지 조건은 어느 하나도 화려하지 않지만, 이 기본기를 갖춘 조직과 그렇지 않은 조직의 격차는 앞으로 몇 년간 돌이키기 어려운 수준으로 벌어질 것이다. 성공적인 AX의 비밀은 결국 비밀이 아니다. 기본을 순서대로, 끝까지 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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