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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새로운 ESG 이슈: 데이터센터 전력·물 사용량은 기업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바꾸나

AI 확산으로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24년 415TWh에서 2030년 약 700~1,300TWh(IEA 기준 시나리오 945TWh)로 급증할 전망이며, AI 특화 데이터센터의 수요는 같은 기간 약 3배 증가가 예상된다. 프롬프트 1건당 물 사용량은 구글 제미나이 실측 기준 약 0.26mL(물 다섯 방울)에서 미스트랄 공시 기준 약 45mL까지 측정 방식에 따라 크게 다르며, 전 세계 데이터센터 물 소비 총량은 2023년 약 5,600억 리터에서 2030년 약 1조 2,000억 리터로 늘어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클라우드 확장으로 2020년 대비 총배출량이 23.4% 증가했다고 공시했으며, 이 중 스코프 3(간접배출)가 전체의 약 97%를 차지해 공급망 전반의 자원 효율이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28년까지 연평균 11% 증가가 예상되고, 수도권에 신청된 데이터센터 전력만 약 20GW(원전 20기 규모)에 달해 전력망 병목과 공급 불균형이 구조적 리스크로 지목되고 있다. KSSB는 2026년 2월 ISSB 기반 공시기준 제1·2호를 확정했고, 금융위 로드맵(안) 기준 2028년부터 자산 3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의 ESG 공시가 의무화될 예정이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물 사용량은 곧 '재무제표 옆 공시 항목'이 된다.

박소유 책임기자입력 2026년 6월 27일수정 2026년 6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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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확보가 곧 AI 경쟁력이 되는 시대. 
데이터센터 입지 선정의 핵심은 
이제 토지가 아니라 송전망이다.[사진 = KBR 자료사진]
전력 확보가 곧 AI 경쟁력이 되는 시대. 데이터센터 입지 선정의 핵심은 이제 토지가 아니라 송전망이다.[사진 = KBR 자료사진]

AI 확산으로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24년 415TWh에서 2030년 약 700~1,300TWh(IEA 기준 시나리오 945TWh)로 급증할 전망이며, AI 특화 데이터센터의 수요는 같은 기간 약 3배 증가가 예상된다. 프롬프트 1건당 물 사용량은 구글 제미나이 실측 기준 약 0.26mL(물 다섯 방울)에서 미스트랄 공시 기준 약 45mL까지 측정 방식에 따라 크게 다르며, 전 세계 데이터센터 물 소비 총량은 2023년 약 5,600억 리터에서 2030년 약 1조 2,000억 리터로 늘어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클라우드 확장으로 2020년 대비 총배출량이 23.4% 증가했다고 공시했으며, 이 중 스코프 3(간접배출)가 전체의 약 97%를 차지해 공급망 전반의 자원 효율이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28년까지 연평균 11% 증가가 예상되고, 수도권에 신청된 데이터센터 전력만 약 20GW(원전 20기 규모)에 달해 전력망 병목과 공급 불균형이 구조적 리스크로 지목되고 있다. KSSB는 2026년 2월 ISSB 기반 공시기준 제1·2호를 확정했고, 금융위 로드맵(안) 기준 2028년부터 자산 3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의 ESG 공시가 의무화될 예정이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물 사용량은 곧 '재무제표 옆 공시 항목'이 된다.


생성형 AI 열풍의 이면에는 전력망과 물탱크가 있다. 데이터센터가 빨아들이는 전기와 물은 이제 한 기업의 평판 문제가 아니라, 공시 의무와 자본조달을 가르는 '재무적 리스크'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AI가 만든 '보이지 않는' 자원 청구서

챗봇에 질문을 던지고 이미지를 생성하는 일은 화면 위에서 매끄럽게 이뤄지지만, 그 연산은 어딘가의 데이터센터에서 막대한 전기와 물을 소비한다. 그동안 AI는 '소프트웨어'로 인식돼 왔으나, 최근 국제기구와 연구기관은 입을 모아 AI가 데이터센터·발전설비·냉각시스템·송전망·반도체로 이어지는 '물리적 인프라'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AI 응답 한 건이 물을 얼마나 쓰는가'에 대한 추정치는 측정 방식에 따라 수백 배까지 벌어진다. 구글이 2025년 8월 처음으로 실제 운영 데이터를 공개한 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제미나이(Gemini) 텍스트 프롬프트 1건의 중앙값은 전력 약 0.24Wh, 물 약 0.26mL(물 다섯 방울 수준)에 그쳤다. 반면 같은 해 미스트랄(Mistral)은 자사 모델의 400토큰 응답 1건이 직접·간접 사용을 합쳐 약 45mL의 물을 쓴다고 공개했다. 이 격차의 대부분은 '냉각용 직접 사용만 볼지, 전력 생산 과정의 간접 사용까지 포함할지'라는 측정 범위 차이에서 비롯된다. 결국 개별 프롬프트 1건은 미미해도, 핵심은 그 연산이 수십억 건 단위로 쌓일 때의 총량이다. AI 사용량이 폭증하는 가운데 전력과 물이라는 두 자원이 기업 지속가능성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력 — 2030년, 데이터센터가 '일본 전체 전력'을 삼킨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25년 4월 발간한 특별보고서 '에너지와 AI(Energy and AI)'의 기준(Base) 시나리오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2024년 약 415TWh에서 2030년 약 945TWh로 두 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오늘날 일본이 한 해 쓰는 전체 전력량과 비슷한 규모다. 다만 이는 여러 시나리오 중 하나로, IEA는 AI 도입 속도와 효율 개선, 공급망 병목 정도에 따라 2030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약 700TWh(병목 시나리오)에서 약 1,300TWh(고성장 시나리오)에 이르는 폭넓은 범위로 전망한다. 이런 추세가 현실화되면 데이터센터가 2030년 전 세계 전력 수요의 2~3% 수준까지 차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IEA가 2026년 4월 내놓은 후속 보고서 '에너지와 AI에 관한 핵심 질문'은 기준 전망을 한층 구체화한다.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2025년 약 485TWh에서 2030년 약 950TWh로 늘고, 특히 AI 특화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같은 기간 약 3배로 뛸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2025년 한 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약 17%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IEA는 AI 작업 1건당 전력 소비가 빠르게 효율화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짚는다. 구글의 경우 제미나이 프롬프트 1건당 에너지 사용량이 최근 1년 새 약 33분의 1로 줄었다고 밝혔다. 효율 개선이 사용량 폭증을 일부 상쇄하는 구도다.

증가의 무게중심은 미국과 중국이다. IEA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증가분의 약 80%를 두 나라가 차지할 것으로 봤고, 미국의 경우 2024년 대비 약 13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력 소비가 이토록 늘어나는 핵심 원인 중 하나가 '열'이다. 고밀도 AI 서버는 막대한 열을 내뿜는데, 냉각에 쓰이는 전력이 데이터센터 전체 전력의 30~40%를 차지한다. 결국 전력 문제는 곧바로 냉각 문제, 즉 물 문제로 연결된다.


물 — 가장 늦게 드러난 ESG 변수

전력에 비해 물은 오랫동안 논의 밖에 있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는 서버를 식히기 위해 직접 물을 쓰고(증발식 냉각),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와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도 간접적으로 물을 소비한다. IEA 추정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물 소비량은 2023년 약 5,600억 리터에서 2030년 약 1조 2,000억 리터로 두 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 유엔대학(UNU) 등이 참여한 환경비용 보고서는 2025년 한 해 AI 데이터센터가 소비한 물을 약 1조 리터 규모로 추산하기도 했다. 다만 이런 총량 수치는 측정 방식과 대상 범위(소비량 대 취수량, AI 전용 대 전체 데이터센터)에 따라 편차가 크므로, 정밀한 확정값이 아니라 '합리적 범위의 추세'로 읽는 것이 적절하다. 그럼에도 방향은 한곳을 가리킨다. 물 사용량이 빠르게, 그것도 이미 가뭄에 시달리는 지역에서 늘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 입지 경쟁이 곧 '물 확보 경쟁'으로 번지는 이유다.


왜 지금 '기업의 지속가능성' 문제인가

자원 소비량이 늘어난다는 사실만으로는 ESG 이슈가 되지 않는다. 결정적 변화는 이 소비가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물 리스크로 환산돼 '공시'와 '재무'에 잡히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 대표적 사례가 마이크로소프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년 환경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총배출량(스코프 1·2·3)이 2020년 기준 대비 23.4% 증가했다고 밝혔다. AI와 클라우드 확장이 주된 원인이다. 특히 협력업체와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간접배출인 스코프 3가 전체 탄소 발자국의 약 97%를 차지했다. 이는 빅테크조차 자체 운영(스코프 1·2)을 효율화해도, 가치사슬 전반의 배출이라는 더 큰 벽에 부딪힌다는 것을 보여준다. 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는 2030년 '물 중립(Water Positive)' 목표를 내걸고, 냉각수를 거의 쓰지 않는 데이터센터 설계로 시설당 연간 약 12만 5,000㎥의 물 사용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자원 효율이 곧 기업 전략의 핵심 의제로 올라선 것이다.


한국의 딜레마 — 수도권 집중과 공시 공백

한국도 이 흐름에서 예외가 아니다. 한국IDC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25년 약 4,461MW에서 2028년 약 6,175MW로, 연평균 약 11%씩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는 국내 민간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가 2024년 약 6조 2,000억 원에서 2028년 약 10조 2,000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봤다. 문제는 인프라 수용 여력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의 전력계통영향평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8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약 11개월간 전국에서 290건의 데이터센터용 전력사용 신청이 접수됐고, 이 중 195건(약 67%)이 수도권에 몰렸다. 수도권 신청 용량만 약 20GW로, 1GW급 원전 20기에 해당하는 규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AI 데이터센터가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최대 6배 많은 전력을 소비할 수 있다고 추산하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제도적 공백도 과제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 데이터센터의 최대 추가 전력 수요는 2038년 기준 약 4.4GW로 잡혀 있으나, 현장에서 추진되는 대형 프로젝트만 합쳐도 이를 넘어선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4년 시행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으로 인허가 절차는 더 복잡해졌고, 물과 전력의 실제 투입량·필요량에 대한 국가 차원의 통합 분석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 그동안 ESG 공시가 자율에 맡겨지면서 기업별 정보 공개의 일관성이 떨어졌다는 점도 한계로 거론된다.


공시 의무화 시대, 데이터센터는 '재무 리스크'가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데이터센터의 전력·물 문제는 한국 기업에 직접적인 공시 의제가 된다. 한국회계기준원 산하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는 2026년 2월 26일 국제 기준인 ISSB의 IFRS S1·S2를 토대로 한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제1·2호를 최종 확정했다. '기준의 부재'라는 가장 큰 불확실성은 이로써 해소된 셈이다. 반면 그 전날인 2월 25일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것은 이 기준을 국내 제도에 단계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지속가능성 공시 로드맵 초안'으로, 의견수렴을 거쳐 2026년 4~5월 중 최종 확정될 예정인 '안(案)' 단계다. 따라서 아래 일정은 확정이 아니라 현재 공개된 초안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초안을 기준으로 보면, 의무공시는 2028년(2027 회계연도) 연결자산총액 3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 약 58개사부터 시작해 2029년 10조 원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공급망 전반의 배출을 다루는 스코프 3 공시는 약 3년의 유예 후 1차 대상 기준 2031년(2030 회계연도)부터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최종 확정 과정에서 세부 일정은 조정될 수 있다.

KSSB 제2호는 TCFD 권고안과 동일하게 거버넌스·전략·위험관리·지표 및 목표라는 네 축의 공시를 요구한다.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거나 클라우드·AI 서비스에 깊이 의존하는 기업이라면, 전력 다소비와 물 사용은 곧 기후 관련 위험과 기회로 식별·평가·공시해야 하는 항목이 된다. 자율 보고서에 한 줄 적던 자원 사용량이, 이제는 투자자가 들여다보는 '제2의 재무제표'에 잡히기 시작하는 것이다.


KBR Insight - 자원 효율은 이제 평판이 아니라 자본의 문제다

데이터센터의 전력·물 문제를 '환경 캠페인'으로 여기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첫째, 전력과 물은 입지·인허가·운영비를 좌우하는 사업 연속성의 문제다. 확보하지 못하면 데이터센터는 완공하고도 가동하지 못한다. 둘째, 스코프 3 공시가 본격화되면 AI·클라우드를 쓰는 모든 기업이 협력사의 자원 효율을 자사 배출량으로 떠안게 된다. 셋째, 물 사용은 향후 자연자본·생물다양성(TNFD) 논의와 맞물려 또 다른 공시 축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자원 효율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호재이지만, 그 개선 속도가 전체 사용량 증가를 앞지를지는 아직 단정하기 이르다. 따라서 기업은 지금부터 ① 사용 중인 데이터센터·클라우드의 전력효율(PUE)과 물 사용효율(WUE) 데이터를 수집하고, ② 재생에너지 조달(PPA)과 고효율 냉각 도입을 공급망 계약 조건에 반영하며, ③ 자원 관련 수치를 '확정·추정·목표'로 명확히 구분해 공시 언어로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AI가 만든 자원 청구서는 이미 도착했고, 그 비용을 누가·어떻게 부담할지가 다음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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