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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미국의 이란 전쟁 개입, 경제 이해관계가 만든 전략적 선택

등록일 2025년06월24일 18시34분 트위터로 보내기

방위산업복합체와 페트로달러 패권, 미국 개입 결정의 경제적 동력

 


▲미국 B-2 스텔스 폭격기가 이란 핵시설을 겨냥한 정밀 타격을 수행하는 모습. [사진=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이미지]

 

 

2025년 6월 21일 토요일 밤부터 22일 새벽(현지시간)에 걸쳐, 미국이 "Operation Midnight Hammer" 작전을 통해 이란의 핵시설 3곳을 직접 폭격하며 이스라엘-이란 분쟁에 본격 개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B-2 스텔스 폭격기 7대와 총 125대의 항공기를 동원해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핵시설을 타격한 이번 작전은 표면적으로는 핵확산 방지와 동맹국 지원이라는 안보 논리에 기반하지만, 그 이면에는 수조 달러 규모의 복합적 경제 이해관계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군산복합체의 수익 구조, 페트로달러 시스템 수호, 중동 에너지 패권 유지 등 거대한 경제적 동력이 미국의 개입 여부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분석된다.
이번 심층분석에서는 미국이 이스라엘-이란 분쟁에 직접 개입한 실제 경제적 동기와 비즈니스적 계산을 검토하고, 이것이 글로벌 경제 질서에 미칠 파급효과를 전망한다.


군산복합체의 기대 실현: 갈등 지속이 창출한 실제 수익 구조
미국의 이란 개입을 이끈 첫 번째 경제적 요인은 연간 수조 달러 규모의 방위산업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 이익이다. 록히드 마틴, 레이시온, 보잉, 노드롭 그루먼, 제너럴 다이나믹스 등 '빅5' 방산업체들은 연간 1,500억 달러 이상의 펜타곤 계약을 독점하며, 이는 전체 국방예산의 20%에 달한다.
록히드 마틴의 2020년 전체 연간 매출은 754억 달러로, 이는 미국 국무부와 국제개발처 전체 예산(440억 달러)보다 1.7배 많은 수준이며, 이 중 상당 부분이 국방부 계약으로 구성된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개시 이후 방산업체들의 주가는 3배에서 12배까지 상승했으며, 전쟁 기간 동안 방산주가는 전체 주식시장보다 58%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는 방산업체들에게 직접적인 수익 기회를 제공한다.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장비 수출, 중동 동맹국들의 방산 장비 수요 증가, 그리고 미군의 첨단 무기 체계 실전 배치 등이 모두 방산업체들의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
브라운대학 전쟁비용 프로젝트에 따르면, 2001년 이후 펜타곤 지출 14조 달러 중 1/3에서 1/2이 민간 방산업체로 흘러갔다. 방산업체들은 지난 20년간 25억 달러를 로비 활동에 투자하며 연평균 700명 이상의 로비스트를 운영해왔는데, 이는 의회 의원 수보다 많은 규모다.


페트로달러 패권 수호: 달러 중심 에너지 질서 보호 전략
미국이 이란 개입을 결정한 두 번째 경제적 동기는 페트로달러 시스템 보호였다. 1970년대 구축된 페트로달러 체제는 전 세계 석유 거래가 미국 달러로 이뤄지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미국 경제 패권의 근간 역할을 한다.
이란은 이러한 달러 중심 체제에 지속적으로 도전해왔다. 2018년 중국과 함께 위안화 기반 '페트로 위안'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유럽 수출용 석유 거래에는 유로화를, 러시아와는 물물교환을 활용하며 달러 의존도를 줄여왔다. 이란이 중국과의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를 확대하고, 러시아와 달러를 배제한 물물교환 체계를 운영하는 것은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미국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이란은 2025년 기준 연간 수백억 달러 규모의 석유를 수출하고 있으며, 이 중 70-80%를 중국이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란 정부는 2025년 말까지 전체 석유 수입의 절반 이상을 군사비로 배정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연간 100억 달러를 넘는 규모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서는 전 세계 원유의 20%인 일일 2천만 배럴이 운송되며, 중국만으로도 일일 540만 배럴을 이 항로를 통해 수입한다. 만약 이란이 보복으로 해협을 봉쇄할 경우 글로벌 경제에 미칠 타격은 수조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금융 제재 무기화: 달러 패권을 통한 경제 압박 시스템
미국이 군사적 개입보다 우선적으로 활용해온 전략은 달러 중심 금융 제재 시스템이다. 미국은 SWIFT 결제망과 뉴욕 연준을 통한 달러 청산 시스템을 무기화하여 이란 경제를 지속적으로 압박해왔다.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한 후, 이란 중앙은행에 대한 제재로 이란의 달러 접근이 차단되면서 이란 경제는 급격히 위축됐다. 이란은 이를 우회하기 위해 홍콩의 USD CHATS 시스템을 활용한 '쉐도우 플릿' 운영으로 석유 수출을 지속해왔다.
미국 재무부는 2025년 들어서만 이란 석유 운반선 수십 척과 관련 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4차례 단행했으며, 이를 통해 이란의 연간 석유 수출 수입을 수백억 달러 규모로 차단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제재는 미국 금융기관들의 국제 결제 수수료 수입 증대로도 이어진다.

 

 

▲ 미 공군 공중급유기가 이란 공습 작전을 수행한 B-2 스텔스 폭격기에 연료를 공급하는 모습. 미국의 작전 수행 능력과 글로벌 전략 투사는 방위산업과 에너지 패권 유지라는 경제적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다. [사진=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이미지]

 

 


이란 방산업 급성장: 미국 무기 시장 점유율에 대한 위협
미국이 이란에 대한 강경책을 고려하는 또 다른 경제적 이유는 이란의 급속한 군사산업 발전이 미국 방산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국제 무기 금수조치로 인해 독자적인 방산업을 구축해왔다.
이란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이란은 38,000여 종의 군사장비와 부품을 자체 생산할 수 있으며,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 분석에 따르면 군사 자급률이 70-75%에 달한다. 2022년 이란의 군사 장비 수출은 전년 대비 3배 증가했으며, 계속해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란은 시리아, 수단, 북한 등에 무기를 수출하며 미국 방산업체들의 전통적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특히 이란이 개발한 바바르-373 방공시스템은 러시아의 S-300을 대체하는 수준의 성능을 보여주며, 중동 지역 방공시장에서 미국산 패트리어트 시스템의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만약 미국이 이란의 군사 시설을 타격할 경우, 이란의 군사기술 발전을 10-20년 후퇴시킴으로써 미국 방산업체들의 기술적 우위를 연장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에너지 시장 재편 전략: 셰일오일 vs 중동 원유의 경제학
미국의 중동 정책에는 에너지 시장에서의 패권 유지라는 경제적 목표가 핵심적으로 작용한다. 이란은 세계 4위의 원유 매장량(1,580억 배럴)과 2위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보유한 에너지 강국이다.
미국의 셰일오일 산업은 2010년대 프래킹 기술 발전으로 급성장했지만, 생산비용이 배럴당 40-60달러로 중동 산유국(배럴당 10-20달러)보다 높다. 이란의 저비용 원유가 국제시장에서 완전히 배제될 경우, 유가 상승으로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에너지 정보청(EIA)에 따르면, 이란 원유의 완전한 시장 배제는 유가를 배럴당 15-18달러 상승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엑손모빌, 셰브론 등 미국 석유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된다.
또한 미국은 이란 제재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친미 산유국들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증산을 통해 이란 물량을 대체하면서 미국산 방산장비와 에너지 기술 도입을 확대하고 있어, 미국에게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제공한다.


월가의 전쟁 투자 논리: 갈등 수혜 섹터의 부상
월가 금융계는 중동 군사적 긴장 고조를 새로운 투자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방산주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갈등 장기화 시나리오를 반영한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고 있다.
중동 긴장 고조 시 방산업체들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하는 패턴을 보여왔으며, 록히드 마틴, 레이시온, 노드롭 그루먼 등 빅5 업체들의 시가총액 증가가 기대된다. 이는 투자자들이 군사 갈등의 장기화와 국방예산 증액을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에너지 섹터에서는 유가 상승 수혜주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엑손모빌, 셰브론 등 미국 석유기업뿐만 아니라, 셰일오일 생산업체들의 밸류에이션도 개선이 예상된다. 웰스파고는 중동 갈등 장기화 시 에너지 섹터가 S&P 500 대비 20-30% 아웃퍼폼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기술 패권 경쟁: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군사기술 실증
미국의 중동 개입 가능성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군사기술 패권 경쟁에서의 우위 확보라는 미래 지향적 경제 동기도 작용한다. 팔란티어, 안두릴 등 실리콘밸리 기반 방산 스타트업들이 2019-2022년 벤처캐피털 투자를 2배로 늘리며 전통 방산업체들과 펜타곤 계약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만약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을 실행할 경우, AI 기반 타겟팅 시스템, 사이버전 역량, 우주 정찰 자산 등 첨단 기술이 총동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의 첨단 방산기술을 실전에서 검증하는 동시에, 향후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기술 시연의 성격도 갖는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향후 10년간 AI, 극초음속 무기, 사이버전 분야에 연간 1,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며, 실전 적용을 통한 기술 검증이 이러한 투자의 효과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신냉전 시대의 경제 블록화 전략
미국의 이란 정책은 미중 패권 경쟁 구도에서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장기적 경제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란이 중국의 핵심 에너지 공급원 역할을 하고 있어, 이란 약화는 곧 중국 경제에 대한 간접적 압박으로 작용한다.
중국은 전체 석유 수입의 약 10%를 이란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이란산 원유는 중국 정제업체들에게 가격 경쟁력 있는 원료를 제공해왔다. 이란 공급 차질로 중국이 더 비싼 대안 공급원을 찾아야 할 경우, 중국 제조업의 비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동시에 미국은 멕시코, 캐나다 등 북미 자유무역지대 내에서 에너지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 캐나다 오일샌드와 멕시코만 해상유전 개발을 통해 중동 의존도를 줄이는 '프렌드쇼어링'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북미 지역 에너지 기업들에게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결론: 복합적 경제 이해관계가 좌우하는 전략적 선택
현재 이스라엘-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미국의 개입 여부는 표면적으로는 안보 논리에 기반하지만 실제로는 수조 달러 규모의 복합적 경제 이해관계가 핵심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방위산업복합체의 수익 극대화, 페트로달러 시스템 보호, 중동 에너지 패권 유지, 첨단 기술 우위 확보,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미국이 추구하는 모든 경제적 목표가 중동 정책 결정에 반영되고 있다. 이는 미국이 21세기 패권 경쟁에서 경제와 군사력을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패권 전략'을 구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이란의 대응과 중국의 반응, 그리고 국제 에너지 시장의 변화에 따라 이러한 경제적 계산이 실제 정책 결정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미국의 중동 정책이 단순한 안보 고려를 넘어 광범위한 경제적 이해관계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는 더 이상 외부 변수가 아니라, 경제적 이해관계와 직결된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이러한 복합적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리스크 관리 전략을 수립해야 할 시점이다.

 

 


경영연구 및 사례분석 연구 : KBR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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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혜 기자 (jh.kang@koreabusinessreview.com)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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