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공시 의무화 임박, 기업 생존 위한 체계적 준비 전략 제시
기업 내 ESG 전략 수립을 위해 핵심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는 경영진 회의 장면. ESG 정보공시 의무화에 따른 대응 전략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2025년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ESG 공시 의무화가 2026년 이후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나, 구체적인 로드맵과 일정은 여전히 미정인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2025년 상반기 내 로드맵 발표를 예고했으나 실제 발표 시점과 세부 내용은 불투명한 상태다. 이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가 공시기준 마련을 위한 작업을 지속하고 있어, 기업들은 지금부터 체계적인 ESG 경영 전략 수립에 나서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
ESG 경영 필수 출발점: 현황 진단과 목표 설정
ESG 경영의 성공적 실행을 위한 첫 단계는 현재 기업의 ESG 수준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다. 2025년 기준, 국내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의 60%만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어, 대부분 기업이 체계적인 ESG 관리에 미흡한 상황이다. 이는 향후 단계적으로 도입될 ESG 공시 의무화에 대비한 준비가 시급함을 보여준다.
ESG 현황 진단은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세 영역에서 기업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산업 특성과 이해관계자 요구사항을 분석하는 과정이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에 따르면, ESG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립한 기업들은 초기 진단 단계에서 외부 전문기관의 평가를 활용하여 객관적 현황을 파악했다.
기업은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3-5년 중장기 ESG 비전과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이때 국제 표준인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 기준과 국내 KSSB 기준을 고려하여 글로벌 정합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ESG 거버넌스 구축: 전담 조직과 의사결정 체계 마련
ESG 경영의 성공을 위해서는 강력한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한국ESG기준원 조사에 따르면, ESG 평가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기업들의 90% 이상이 이사회 산하 ESG 전담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효과적인 ESG 거버넌스는 최고경영진의 강력한 의지와 전사적 추진 체계로 구성된다. 이사회 차원에서는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실무 차원에서는 ESG 전담 부서나 TF팀을 구성하여 일관된 정책 실행을 보장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2012년 탄소중립을 달성한 후 2030년 탄소네거티브 목표를 설정하며, CEO 직속 지속가능성팀이 전사 ESG 전략을 총괄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국내에서도 고려아연이 2021년 ESG경영팀과 지속가능경영추진위원회를 신설한 후, 올해 ISS 퀄리티스코어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 전 부문 최고점을 획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단계별 실행 전략: 우선순위 기반 접근법
ESG 경영은 모든 영역을 동시에 추진하기보다는 기업 특성과 이해관계자 요구를 고려한 우선순위 설정이 중요하다. 2025년 글로벌 ESG 트렌드를 분석한 삼성SDS 연구에 따르면, 에너지 전환, 기술 혁신을 통한 환경 문제 해결, 민간 기후변화 대응 참여 확대가 핵심 아젠다로 부상했다.
1단계: 기후 변화 대응과 환경 경영
정책 방향상 기후 관련 공시가 우선 적용될 가능성이 높으나, 실제 세부 내용과 적용 시기는 로드맵 발표 후에야 확정될 예정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기업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준비해야 할 영역은 기후 변화 대응이며, 탄소 배출량 측정과 감축 목표 수립이 필수적이다.
기업은 Scope 1(직접 배출), Scope 2(간접 배출) 배출량을 정확히 측정하고, 단계적으로 Scope 3(가치사슬 배출량)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도입, 에너지 효율 개선, 친환경 제품 개발 등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2단계: 사회적 책임과 이해관계자 관리
사회(S) 영역에서는 다양성과 포용성(DEI), 직원 안전과 복지, 지역사회 기여 등이 핵심 과제다. 파타고니아(Patagonia)는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 캠페인을 통해 지속가능한 소비를 촉진하고, 매년 매출의 1%를 환경단체에 기부하며 모범적인 사회적 책임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3단계: 투명한 지배구조와 리스크 관리
지배구조(G) 개선은 ESG 경영의 기반이 되는 영역이다. 독립적인 사외이사 확대, 내부통제시스템 강화, 윤리경영 체계 구축 등을 통해 투명하고 책임감 있는 경영을 실현해야 한다.
ESG 데이터 관리와 공시 준비
향후 단계적으로 도입될 ESG 공시 의무화에 대비하여 정확한 데이터 수집과 관리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KSSB 기준은 ISSB 기준을 기반으로 하되, 국내 기업 현실을 고려한 완화된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다.
ESG 데이터 관리에서는 정확성과 신뢰성이 가장 중요하다. 기업은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 사용량, 폐기물 발생량 등 환경 데이터와 직원 다양성, 산업안전, 교육훈련 등 사회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관리해야 한다.
한국거래소 조사에 따르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기업들은 주로 GRI(지속가능성보고서 가이드라인)와 SASB(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 기준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ESG 공시 의무화 시행 시에는 KSSB 기준에 따른 공시가 요구될 예정이다.
기술 혁신과 ESG의 융합
2025년 ESG 트렌드에서 주목받는 것은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ESG 성과 관리다. AI 기반 에너지 효율화, 빅데이터를 활용한 ESG 리스크 관리, 블록체인 기반 공급망 투명성 확보 등이 새로운 기회로 부상하고 있다.
구글은 'AI for Good' 프로젝트를 통해 기후 문제 해결, 공중보건 개선, 장애인 접근성 향상 등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애플은 데이지(Daisy) 로봇을 통한 제품 재활용으로 순환경제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기술과 ESG를 융합한 혁신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스마트팩토리를 통한 에너지 효율 개선, IoT 센서를 활용한 실시간 환경 모니터링, AI 기반 ESG 데이터 분석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비용 효율적 ESG 실행 방안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비용 효율적인 ESG 실행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ESG 투자 전문가들은 단계적 접근과 협업을 통한 비용 절감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업종별 협회나 동종 업계와의 공동 대응을 통해 ESG 구축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대기업은 협력사와 함께 ESG 가치사슬을 구축하여 동반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정부도 ESG 경영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산업은행의 ESG 금융 지원, 중소벤처기업부의 ESG 컨설팅 지원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ESG 실행을 위한 필수 체크리스트
성공적인 ESG 경영 실행을 위해 기업이 점검해야 할 필수 사항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조직 체계 측면에서는 ESG 전담 조직 구성, 최고경영진의 ESG 의지 표명, 전 직원 ESG 교육 실시가 필요하다. 전략 수립 측면에서는 ESG 현황 진단, 중장기 목표 설정, 실행 로드맵 수립이 핵심이다.
실행 관리 측면에서는 ESG 데이터 수집 체계 구축, 정기적 성과 모니터링, 이해관계자 소통 강화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공시 준비 측면에서는 KSSB 기준 숙지, 공시 시스템 구축, 외부 검증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결론: ESG 경영, 지속가능한 경쟁력의 핵심
ESG 경영은 더 이상 부가적인 활동이 아닌 기업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이다. ESG 공시 의무화가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인 상황에서 기업들은 체계적이고 단계적인 ESG 실행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성공적인 ESG 경영을 위해서는 현황 진단, 거버넌스 구축, 우선순위 기반 실행, 데이터 관리, 기술 활용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기업의 규모와 업종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 수립이 중요하며, 비용 효율성을 고려한 점진적 접근이 바람직하다.
ESG 경영은 단기적 비용이 아닌 장기적 투자다. 지금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기업만이 ESG 시대의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경영연구 및 사례분석 연구 : KBR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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