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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분산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한 탈중앙화된 디지털 자산이다.
그 보안의 핵심은 기존 컴퓨터로는 풀기 어려운 암호학적 문제를 활용한 방식에 있다. 그러나 최근 양자컴퓨터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블록체인 기술의 보안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양자컴퓨터의 위협, 비트코인의 암호 체계가 깨질까?
현재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타원곡선 디지털 서명 알고리즘(ECDSA, Elliptic Curve Digital Signature Algorithm)을 사용한다. 이는 개인 키와 공개 키를 기반으로 거래를 인증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슈퍼컴퓨터로는 이러한 암호를 해독하는 데 수백만 년이 걸리지만, 양자컴퓨터는 쇼어 알고리즘(Shor’s Algorithm)을 활용하여 이를 단기간에 해독할 수 있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에 따르면, 양자컴퓨터가 ECDSA와 같은 기존 암호화 기술을 해독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며, 현재 연구자들은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암호화 기법을 개발 중이다.
구글이 2019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양자컴퓨터가 기존 슈퍼컴퓨터로 1만 년이 걸리는 연산을 단 몇 분 만에 해결할 수 있음이 입증되었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 및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보안 체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양자컴퓨터가 블록체인을 위협하는 방식
양자컴퓨터가 블록체인 시스템을 위협하는 주요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개인 키 도난 위험
양자컴퓨터가 충분히 발전하면, ECDSA 기반의 개인 키를 역산하여 비트코인 지갑의 소유권을 탈취할 수 있다.
MIT 기술리뷰(MIT Technology Review)에 따르면, 이론적으로 충분한 큐비트(Qubit)를 가진 양자컴퓨터가 등장할 경우, 현재의 비트코인 암호화 방식을 수 시간 내에 해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트워크 51% 공격 가능성 증가
현재의 블록체인 시스템에서는 특정 채굴 집단이 51% 이상의 연산력을 가지면 네트워크를 장악할 수 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암호화폐 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기존 채굴자들이 보유한 연산 능력을 초월할 가능성이 크며, 이로 인해 특정 그룹이 과반수 연산 능력을 확보하여 거래 기록을 조작할 수 있다.
블록체인 보안의 전면적 붕괴 가능성
암호화 기술이 깨진다면, 신뢰 기반의 블록체인 네트워크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
미국 국방부 산하 DARPA(방위고등연구계획국)에 따르면, 기존 RSA 및 ECDSA 방식의 암호 체계는 양자컴퓨터로 인해 취약해질 가능성이 높으며, 금융 및 보안 인프라 전반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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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의 대응책: ‘양자 내성 암호(Quantum-resistant cryptography)’
비트코인 개발자들과 연구자들은 이러한 위협을 인지하고, 양자 내성 암호(Post-Quantum Cryptography, PQC)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2022년 양자 내성 암호 표준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발표했으며, 이를 통해 기존 암호 체계를 대체할 새로운 방식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양자컴퓨터 공격에 대비하려면 다음과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
암호화 알고리즘 업그레이드
기존 ECDSA에서 양자 내성 암호로 전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2023년 유럽연합 사이버보안기구(ENISA)는 블록체인과 같은 분산 시스템에서 양자 내성 암호 적용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기술적 표준 마련을 촉구했다.
하드포크(Hard Fork) 가능성
현재 사용되는 암호화 방식이 양자컴퓨터에 의해 취약해진다면,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대규모 업그레이드(하드포크)를 단행해야 한다.
비트코인 코어 개발자 그룹(Bitcoin Core Developers)에 따르면, 양자컴퓨터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기본 암호화 방식을 대체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향후 기술 발전에 따라 하드포크가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양자 블록체인 개발
기존 블록체인을 대체할 양자 블록체인(Quantum Blockchain) 개념도 연구되고 있다. 이는 양자 기술을 활용하여 더욱 안전한 암호화 체계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MIT 미디어랩에 따르면, 양자컴퓨터에 내성을 가진 블록체인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연구 단계에서는 격자 기반 암호화(Lattice-based cryptography) 및 다변수 다항식 기반 암호(Multivariate polynomial cryptography) 등의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비트코인의 미래, 양자컴퓨터와 공존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양자컴퓨터가 실용화되려면 최소 10~20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IBM이 2023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실용적인 범용 양자컴퓨터가 등장하기까지는 기술적 난제가 많으며, 단기간 내에 기존 암호체계를 무너뜨릴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그 시기는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도 있다.
2022년 중국과학원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양자컴퓨터의 연산 능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2030년 이전에 기존 암호 체계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양자 내성 암호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비트코인이 단순한 투기 수단이 아닌 글로벌 결제 시스템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진화를 지속해야 한다.
양자컴퓨터가 가져올 변화에 대비하여 블록체인 기술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향후 암호화폐 시장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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