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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인문학] 동양사 #3, 청일전쟁과 우금치전투의 교훈

등록일 2020년05월04일 12시39분 트위터로 보내기

 

1853년 미국의 페리는 4척의 군함을 이끌고 일본 에도만에 나타나 개항을 요구하였다.

중국과 무역을 위한 거점이자 미국 포경선의 수리와 선원들의 휴식 장소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아편전쟁에서 청나라가 영국에 무참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전쟁은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일본은 미국과 조약을 체결한다.

이때 페리는 일본에게 게틀링 기관총을 선물로 주고 갔고 일본은 이를 분석하여 자체적으로 생산하게 된다.

 

미국에 개항당한 일본은 23년뒤 똑같은 방법으로 조선을 개항시키고 강화도 조약을 맺는다.

이때 일본도 조선에게 게틀링 기관총을 선물하는데, 조선은 이를 창고에 잘 보관해둔다.

 

중국이 아편전쟁에서 나름의 교훈을 얻고 일본이 페리에 의해 개항 당한 후 근대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면 조선은 강화도 조약 후에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서양 문물을 배워보겠다고 일본에는 수신사를 청나라에는 영선사를 파견하고 신식군대를 만들기도 했지만 당시 지배층이었던 민씨 세력들의 수구적 행태와 부패는 계속 되었다.

 

그러는 사이 농민들 사이에는 1860년 최제우가 창시한 동학이 퍼지고 있었다. 그런데 1880년대 중반에 이르자 그동안 탄압 받던 천주교는 자유롭게 선교활동을 하는데, 유독 동학에 대해서만 정부의 탄압이 멈추지 않았다.

이에 1892년, 1893년 삼례와 보은에서 집회를 갖고 최제우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죄를 풀어 달라는 교조신원운동과 함께 외세배척, 탐관오리숙청의 구호를 외치게 된다.

그러나 보은집회 후 정부는 동학 금지를 더욱 강화한다. 1894년 전북 고부의 군수, 조병갑의 폭정에 맞서, 당시 동학의 고부 접주였던 전봉준이 중심이 되어 고부관청을 점령한다.

 

조선 정부는 조병갑을 잡아 들이기는 했지만 동학교도도 무차별적으로 체포한다. 전봉준과 동학농민군은 다시 공격을 개시하여 전주성까지 함락한다. 이때 무능한 조선 집권세력의 전매특허가 다시 나온다. 외세인 청나라에 파병을 요청한 것이다. 이것은 곧 조선 땅에서 청일전쟁을 불러 일으키는 계기가 된다. 10년 전 갑신정변 때 청나라와 일본은 텐진조약을 맺어 양국 중에 누구라도 먼저 조선에 파병을 하면 나머지 한 나라는 자동 파병한다고 명문화 해놓았기 때문이다.

 

조선의 요청으로 청나라가 먼저 파병하자 일본은 기다렸다는 듯이 파병한다. 이때 일본은 동학군에는 관심이 없고 조선 정복에 대한 발톱을 드러낸다. 청나라는 아산만으로 파병하지만 일본은 바로 인천으로 들어가 서울로 향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궁을 점령하여 김홍집을 내세워 친일 정권을 수립한다. 이때 조선은 사실상 망한 것이나 다름없게 된다. 민씨 세력도 축출되었다.

전봉준과 동학농민군은 뜻하지 않게 외세가 개입하자 청일 양군에 대해 철군을 요구함과 동시에 자신들도 해산한다.

이를 전주화약이라고 한다.

그러나 청나라는 철군에 동의했지만 원래 조선을 정복하러 온 일본은 철군을 거부하고 아산만에 있던 청군을 공격하여 청일전쟁을 일으킨다.

그리고 청군을 조선에서 몰아낸다. 이때 흩어졌던 동학농민군을 이끌고 전봉준이 2차 봉기하지만 일본군과 조선관군에게 공주 우금치에서 무참히 학살당한다. 이것을 우금치 전투라고 한다.

 

피해 인원수에 대해 여러 말들이 있지만 동학군 3만명 또는 10만명 중에 500명만 살아 남고 일본군은 1명만 죽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피해의 중심에는 게틀링 기관총이 있었다. 페리에게서 기관총을 선물 받은 일본은 그것을 다시 만들었고 일본으로부터 선물 받은 조선은 창고에 보관해두었다. 그리고 그 총구는 조선 백성을 향했다.

 

변화를 받아들인 자와 외면한 자의 차이는 너무나 컸고 댓가는 혹독했다.

 

 

글 : 손정, 와이즈먼코리아 겸임교수, [당신도 불통이다] [업무력] [글쓰기와 책쓰기] 저자

유튜브 : 책 읽어 주는 강사, sjraintr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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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금 기자 (mkpark@koreabizreveiw.com)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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